현실과 상상 그 너머의 따스함

윤동주 동시론

by 김지숙 작가의 집

윤동주 동시론



가자가자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


가자가자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반딧불⌟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눈2⌟



⌜반딧불⌟에서 ‘반딧불’은 화자의 눈을 통해 ‘달조각’으로 사물의 이미지가 확장된다. 보는 것’은 단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뜻하기도 하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꿰뚫어 본다는 ‘시각성’의 의미도 내포한다.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눈은 대상을 바라본다는 생래적 신체에서 나아가 마음의 눈으로 혹은 내면 깊이 기억된 의식까지도 관여한 상태로 바라보게 되는 무의식적 시야도 포함하는 의미를 확장한다. 바로 ‘반딧불’을 바라보는 눈은 신체적인 눈이지만 ‘달조각’으로 바라보는 눈은 이러한 심연의 마음이 내재된 눈으로 바라보는 의미가 보다 확장된 사물의 내면적 변화를 드러낸 시각성을 지닌다.

⌜눈2⌟에서는 ‘눈’은 이중 양상으로 나타난다. 낱알의 눈이 모여 ‘지붕 길 밭을 덮어주는 이불’이 되는 의미확대와 온 세상에 내린 눈이 지붕 길 밭을 덮는 이불이 되는 축소된 의미변화가 나타난다. 또한 ⌜비행기⌟에서는 생활 속에 볼 수 있는 비행기의 프로펠러가 아이의 눈에는 풍차가 도는 것으로 보고 ‘프로펠러’가 ‘연자간 풍차’보다 빨리 돈다고 하고, ‘비행기’는 나래를 펄럭거리지 못한다하여 ‘새’가 지닌 생명성을 갖지 못하는 의미로 축소시켜 나타낸다. 대상의 축소는 ⌜참새⌟에서도 볼 수 있으며 커다란 ‘마당’을 작은 ‘백로지’(흰 종이)로 삼아 글씨 공부하는 참새들의 모습을 그려 놓고 있다.

이러한 의미의 축소나 사물의 축소는 강한 전달력과 재미의 요소를 더하는 전달 방식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축소한다면 사물의 본래적 특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고 전달력도 떨어지며 사물인식에 대한 균형감도 낮아지고 산만하며 감동도 줄어든다. 그런 점에서 ⌜비행기⌟와 ⌜참새⌟에 나타나는 축소의 형태는 비행기의 프로펠레와 연자간 풍차가 지닌 형태적 특성과 돌아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기능이 적절한 시각성을 지닌 사물과 맞아 떨어져 전달력과 집중력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하며 마당과 백로지에는 무엇인가를 쓸 수 있는 기능적 측면이 고려된 것이다 또한 화자에게 멀리 있는 ‘비행기’ 가까이 있는 ‘풍차’로, 아이의 시야에 다 들어오지 않는 ‘마당’은 작은 ‘백로지’로 대체함으로써 사물의 간격을 제거하고 화자와 어린 독자의 시각은 일체감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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