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동시론
현실과 상상 그 너머의 따스함
윤동주 동시론
감각의 전이
J. 심너(Julia Simner)에 따르면 공감각 능력은 변할 수도 있고 우연히 다시 나타날 수도 있으며 나이가 들면 사라질 수도 있다 이러한 공감각은 많은 생물학적 요소를 갖고 있으므로 선천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인간의 2번 5번 6번 12번 염색체는 공감각과 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문자나 숫자가 특정한 색으로 인식되는 색자소공감각은 신경학적 기전이 관여하며 이러한 공감각은 선천적이므로 고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공감각은 하나의 현상에 머무르기 보다는 전이하거나 동시 공존하기도 한다
산골짜기 오막살이 낮은 굴뚝엔
몽기몽기 웨인 내굴 대낮에 솟나
감자를 굽는 게지. 총각 애들이
깜박깜박 검은 눈이 모여 앉아서
입술이 꺼멓게 숯을 바르고
옛이야기 한 커리에 감자 하나씩
산골짜기 오막살이 낮은 굴뚝엔
살랑살랑 솟아나네. 감자 굽는 내
-⌜굴뚝⌟ 전문
“이 개 더럽잖니”
아-니 이웃집 덜렁 수캐가
오늘 어슬렁어슬렁 우리 집으로 오더니
우리 집 바둑이의 밑구멍에다 코를 대고
씩씩 내를 맡겠지 더러운 줄 모르고
보기 흉해서 막 차며 욕해 쫓았더니
꼬리를 휘휘 저으며
너희들보다 어떻겠냐 하는 상으로
뛰어가겠지요. 나-참
-⌜개2⌟
심상(image)이란 시를 읽을 때에 떠오르는 감각적 영상으로 이는 개인적 정서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추상적 관념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감각과 인상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함축성을 드러내기에 효과가 있다 위의 시 ⌜굴뚝⌟에서는 낮은 굴뚝엔 몽기몽기 깜박깜박 검은 눈 살랑살랑 솟아나네 라고 하여 시각적 표현을 통해 그림을 보는듯 생생하게 전달하는 감각의 시각화가 일어난다 내굴(매운 연기 냄새 내의 방언) 감자 굽는 내를 통해 여러 감각 중 후각을 특별히 활성화시킨다 입술에 꺼멓게 숯을 바르고에서는 촉각에 대한 의미화를 거친 시각화가 나타나며 이 시각화는 촉각 후각으로 확장된다
⌜개2⌟에서는 더럽잖니 덜렁 수캐 어슬렁어슬렁 더러운 줄 모르고 휘휘 저으며에서는 감각의 시각화가 나타난다 밑구멍에 코를 대더니에서는 시각의 후각화를 드러내고 씩씩 내를 맡겠지에서는 청각의 시각화에서 후각화로 확장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화자의 눈에 비치는 주관성이 반영된다
이는 동시창작뿐 아니라 이미지를 표현하는 시에서 주로 느낌을 잘 전달히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동시에 감각을 통한 표현법은 그 속에 드러나는 이미지를 독자의 머릿속에 쉽게 떠올리도록 하면서 화자의 생각과 느낌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화자의 마음 속에 있는 그림을 오감을 통해 가장 적절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독자는 그 표현을 효과적으로 읽고 느낌을 전달받는 매개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