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기르기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알게 모르게 오랜 세월을 그저 함께 지나온 이상 커피를 외면하고 살아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커피나무의 잎이 예쁘고 지금은 기후가 바뀌어서 잘 자라는 모습들을 이곳저곳에서 봐온 터라 기회가 되면 꼭 키워 보고 싶었다
하루에 꼭 한두 번은 커피를 마시니 어쩌면 밥을 먹는 횟수보다 더 자주 먹는 것이 커피인지 모른다 몇 해 전 우연히 지나던 길에 꽃집에 들러 아직은 어린 커피나무를 한분 샀다 처음에는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분에 심겨 있었는데 세월이 꽤 흘렀는지 지금은 키가 1미터 정도 만년필 굵기의 줄기로 단단하게 거실의 한 장소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커피나무는 키우기가 쉬운 듯하면서도 그다지 쉽지 않다 오래 집을 비우거나 자주 들여다보지 않으면 응애가 생겨 나뭇잎이 오그라든다
그래도 정성 들여 살피다 보니 어느새 커피나무가 제 모양을 찾아간다 커피나무는 잎이 꽤 무성하게 자라서 잎과 잎사이에 통풍이 되지 않으면 바로 사달이 난다 깍지벌레나 총채 벌레 응애 같은 나무를 힘들에 하는 무리들이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원줄기에서 가까운 부분의 잎은 제거해서 통풍이 잘되도록 하면 잎을 즐기면서 잘 자란다
언젠가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 거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 열매를 볶아서 커피를 마실 생각은 없다 열매를 심어서 그냥 커피나무로 키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