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는 늦게 마신 카페인 커피 탓인지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새벽에야 잠이 들었다 꿈에서 만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났고 깨어보니 확실한 꿈이다 꿈을 길게 꾸고 나면 언제나 머릿속이 복잡하다
깨어있어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나 죽어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나 이별은 매 한 가지인데 왜 꿈에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일까 공허한 이름들이 뇌리에서 사라진 이름들이 가끔은 꿈속에 찾아와서는 허황된 장면들을 보여주고는 달아난다
출렁이는 꿈도 아니면서 떨리는 마음도 아니면서 그냥 마음만 흔들어놓고 그 마음 작대기로 흐려지면서 밀어내도 다시 밀려오는 푸른 파도처럼 여러 얼굴들이 자꾸만 다가오고 떠나간다 아무리 생각하지 않고 산다고 해도 마음 한 구석에는 끊지 못하는 마음들이 남아 있어 꿈이 되나 보다
꿈속에서는 어디까지 다녀올 수 있을까 지구는 물론이고 우주의 어디까지 다 갈 수 있다 만나지 않아도 보이고 만날 수 없어도 만나는 곳이다 깊은 꿈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아는 것 만큼 갈수 있는 곳이 꿈속점점 다양하고 점점 넓어지는 인터넷 세상만큼 꿈은 항상 한술 더 뜬다 그래서 더 혼란스럽다
꿈을 여러 번 꾸고 나면 아침이 멍하럽다 어디쯤에서 헤어졌는지 어떻게 헤어졌는지 가늠하느라고 더 자주 생각을 하게 된다 구름 한 점 없는 자연 속을 걷는 꿈은 여태 없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흔들리고 시달리고 헤어지고 만나는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를 시작하고 끝낸 곳이 꿈이다
이제는 조금은 편안한 꿈을 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