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화론
소박한 자연의 브리콜라주 시집 『햇빛과 연애하네』김규화론
제 등에 공룡의 발자국을 새긴 이
는 이집트의 람세스가 카르나크 궁전의 기둥으로 새겨놓은 이
는 허리춤에 음흉한 구멍을 뚫어
오래오래 동굴을 파고 들어가 버린 이
는 한 여름 나무숲에 숨구멍을 후벼 파놓고
산골짝 여기저기 흩어진 그들의 마을에
산꾼들 허위허위 찾아들 때는
저잣거리 칸막이 부수고
집채 같은 몸 한번 뒤채이는 이
는 흐벅진 살 끼고 도는 길목에서
제 긴 나이에 긴 먹줄을 왼쪽에서 오른 쪽으로 긋는 이
는 다섯 살 때 딱 한 번 만나본 음성의 아버지
는 허공을 뚫고 나뭇잎을 뚫고 드는 햇살을 받아
바람 일구어 되반짝이는 이
는 맨몸들을 서로 걸터듬으며 크슥크슥 웃는 이는 하산하는 산꾼들에게 카메라를 터뜨려주고는
왁자지껄 그들의 너스레는
몽땅 잡수시는 , 배가 큰 이는
「거인바위」
자연과 교감하고 일체감을 느끼는 경우와 같이 자연친화적 상황이란 이치대로 순응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로 자연과 인간의 일체감 속에서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얽매이거나 집착하지 않고 하나로 어우러져 서로를 품는 상호 친화적 상황을 나타낸다. 자연과 교감하는 화자는 천자산 바위봉돌을 보며 아버지를 떠올린다 단순히 심미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자연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적 교감으로 자연과의 교섭이 이루어지고 내면의 그리움과 자연이 동화되는 자아 역시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존재한다. 바위는 온갖 산꾼의 너스레도 거침없이 받아주는 유유자적한 삶을 가르쳐 주는 존재이다 생명이 없다고 여기면 한갓 돌덩이이지만 시에서 바위는 무구한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탈바꿈되어 따스한 마음을 지닌 자연물로 환치된다 인간의 사연이 구구하나 자연에서 생겨난 일들과 그 크기나 세월은 비교되지는 못한다 유한한 인간과 무한한 자연을 관찰하는 가운데 인간 중심이 아니라 순리대로 순응하며 인간을 품어주는 거대한 자연을 본다 바위는 거대한 몸짓으로 햇살을 다시 되받아 반짝이고 산꾼에게 자세를 취하는 인간의 괴롭힘도 받아들이고 온갖 너스레도 받아들이는 배가 큰 관대한 자연의 품을 표상하는 이로 묘사된다 인간에게만 여유롭고 푸근한 자연의 이미지를 대변한 너그러운 사랑에 동화되고 상호일체화 되고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