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香」
「香」
까치 혓바닥 몸
종잇장 가벼운.
누가 제 몸 우려내면 향내나랴
자식 몸 던져 에밀레종 만들 듯이 말리고 볶여서 뜨거운 물에 던져지면
평생 몸 닦은 그대 향내 나리니
누가 제 몸 우려내어 남의 기쁨이 되랴
그 향물에 있는 듯 없는 듯 조신한
그대 미소 번지리니
그 향 갖고 싶어 사람아
무릎 꿇고 절로 마시니
불가에서는 모든 인연과 일을 쉬게 하고 내려놓으라고도 한다(息諸緣務, 放下着) 기존 인연에서 한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자연이나 사물 인연의 바라봄은 한잔의 시를 마시는 일에서 시작된다 자연과의 일체감으로 생명성을 확인하는 이 시에서는 자신의 생명을 던져 새로운 생명력에 이바지하는 에밀레종이 탄생된 배경을 역동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또한 이를 차의 희생으로 차 맛이 우러나 맛있는 차를 제공하는 과정과 유사한 상황으로 이끈다. 화자는 희생이라는 삶을 근원적으로 인식하며 차를 마시고 생명력의 회복하는 잔잔한 기쁨을 만끽한다. 차 맛을 사랑하는 점은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진 친밀감이 주된 요소로 작용한다. 차를 사랑하는 마음은 오랜 시간 우려내고 마시며 서서히 지속된 찻잎의 헌신적 사랑으로 가능하며 이는 화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동시에 갈등을 해결하는 상황을 만들어 간다
시가 사람을 그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그르침이니 흥이 일고 정이 일면 금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퇴계는 성정을 존성한 연후에 감물이 일어나는 흥과 정으로 시를 써야 한다고 했다 (전서1전3 음시) 한 잔의 차를 마시며 마음을 다스리고 무욕의 성정이 일어나는 찰나를 화자는 성찰한다 차가 자신을 던져 차맛을 우려내는 점에서 화자는 차의 온전한 희생을 느낀다
자연에서 획득하는 새로운 생명성과 그것의 헌신 과정을 각인하는 계기가 된다 차에서 우러난 찻물로 차의 맛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인식하고 제 몸을 헌사하는 차의 희생적 자태를 각인하며 자연이 인간에 희생하는 면모를 느낀다 인간의 손에 의해 인간의 문화권내로 들어온 차는 인간의 미각 청각 후각 등의 다양한 감각을 일깨우는 차향이 되어 인간과 교감하는 섬세한 자연을 화자는 온 몸의 감각으로 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