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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신포나루

낙동강나루들

by 김지숙 작가의 집

명지신포나루



일웅도 을숙도 갈대숲에서

나부죽 기어 다니는 게를 잡아

명지소금 간한 신포마을 게젓


‘맛이 좋아 사촌과도 안 나눈다’

며 신평장 장림장

짤깃하게 오가며 목청껏 외치고 게젓 팔던 아지매

하단 오거리 오일장날

트럭 몰고 확성기 대고 다니며 명지 게젓 팔고 있다



명지는 예전부터 '명지터녀 쌀 서 말 먹고 시집가면 다행'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쌀을 생산하기에는 부적합한 곳이다 ''게젓 사이소'라는 목청 좋은 아지매들의 목소리가 나루터를 떠나갈 기세로 외치면서 사방으로 하루가 시작되던 곳이기도 한 곳이 바로 지금의 맥도강 주변에 위치한 명지 신포나루이다 원래는 소금교역이 주 업무 이던 영강나루가 제방공사로 기능을 잃자 신포시장 맞은편 제방너머로 나루를 옮겨 명지 하단을 잇는 신포나루가 만들어졌다

이곳 신포나루는 통통배에 실어 소금과 게젓을 경북 내륙가지 운송하던 곳이라 '명지게젓은 사촌과도 안 나눈다'라고 할 만큼 맛이 좋고 귀한 음식이었다 지금은 을숙도 갈대숲도 추억 속에서만 찾을 뿐이고 명지 소금 명지 게젓도 옛일이 되어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하구언이 생기면서 바닷물이 끊어져 버렸다 그나마 강물이 역류하면 물금취수장까지는 지금도 염분의 농도가 땅에 서려 있다 그래서 이 일대는 다른 농산물을 되지 않아 흙을 갈거나 다른 흙을 섞어서 토양을 바꿔 딸기를 재배하거나 본래의 토양에는 짭짤이라는 지역성이 강한 토마토를 재배해서 큰 수확을 올려왔다 그런데 그나마 4대 강 사업으로 토마토를 키우던 농가는 종목을 변경에서 거창 함양으로 떠나가고 부산 김해 양산 일대에서 짭짤이 토마토는 금값이 되었다

명지 신포나루는 지금은 공원으로 되어 있고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신포나루와 명지새동네를 잇는 굴다리를 지나야 하는데 이곳은 주민의 산책로로 마을을 알리는 지역 명소로 특산물 축제 주민 작품 사진전 등으로 잔시관 역할을 하니 한번쯤은 이 동네의 역사도 알 겸 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느껴지는 곳이다

1987년 낙동강 하구언이 생기면서 신포나루는 나루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흔적 조차도 온데 간데 없다 다만 신포나루로 조성되어 팔각정 조류관찰 낙동강 끝공원 등이 들어서서 주민들의 쉼터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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