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5.고수」

김규화론

by 김지숙 작가의 집

「가야금 5.고수」



오른손에 채를 든 채

왼손은 맨손으로

허리 잘룩한 장구통을 안았다

오른쪽은 말가죽 마구리

붉은 줄 매당긴 장구통을

넘보면서 “장구소리 나야 가야금을 타지”

가야금 여자가 멀찌감치 내려보면

반듯한 흰 두루마기 고수가

“얼씨구 좋다 허이허이 ” 어깨를 추스른다

눈과 귀 가야금에 모은다

너는 그쯤에서 나는 이쯤에서

섞임, 자웅이 맞아들 듯

흘림, 음양이 바뀌듯

「가야금 5.고수」


사랑의 감정 중 친밀감은 두 사람이 느끼는 정서적 일체감이요 상대방은 정서적으로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밀착된 느낌이다 이 경우 행복증진의 열망 행복감 존중심 이해심 정신적 지지 친밀한 의사소통 등을 느낀다 사랑의 일체감이 주를 이룬 이 시에서는 한쪽에서는 소리를 하고 한쪽에서는 장단을 맞추면서 두 사람의 익숙한 일체감은 이들 사이를 오가는 순간이 절정을 이루면서 섬세한 감정은 독자에게도 공감되고 나아가 그 사랑은 이루어진다

적절한 거리를 두고 마주한 어느 지점에서 그 섞임은 이분법적 경계를 뛰어넘는 공간 속에서만 내재하지 않고 둘러싼 생명체 모두가 함께 음을 만들어 내는 광의의 사랑으로 나타난다 친밀감과 우정이 주된 요소로 나타나며 오래 지속된 관계 속에 가능한 사랑이다 너는 그쯤에서 나는 이쯤에서는 논리적이며 이성적 합리주의적 사랑에 해당되는 실용적 사랑이 나타나고 섞임 자웅이 맞아들 듯에서는 열정에서 친밀감 우애로 변해가는 갈애가 나타난다 이 사랑은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면서 어느 한 순간 사랑의 교감이 이루어진 상태로 각기 우주론적 존재로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 어느 순간 진정한 사랑이 나타나는 감동을 선사받는 내용이다

시에서 자연은 장구통을 이루는 가죽과 말가죽 마구리 가야금을 만든 나무통 등의 정도에 그친다. 이들 원래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잇는 촉매제로서의 자연물은 사랑을 잇는 매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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