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자연의 브리콜라주시집『햇빛과 연애하네』김규화론
「한강변」
한강변에 줄줄이 늘어선 아파트들
한강물에 옹알옹알 드러누워 아파트들
뿌리 하나
속 깊이 감추고 L자로 붙어서 산다
흥분한 물새 한 마리
누워사는 아파트를 발로 차올려
허공을 무너뜨린다 해맑은 아침
배 한척이 아파트 유리창을 짓이기며 간다
한강변에 옹벽으로 늘어서서 아파트들
누워 사는 반쪽의 몸을 끝까지 지켜보고 있다
인간이 창조한 문명은 오히려 인간을 더 힘들게 만드는 시점에 서 있다 문명의 발달은 동시에 자연의 파괴가 기반이 된 문명과 자연이 공존한다고는 하나 물질문명의 발달이 주는 긍정성보다는 문명을 향한 경고를 생각할 때이다
이 문명의 발달은 자연생태계 속에서 서로의 생명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상생만이 공존하는 길이다 자연은 인간에 의해 지배를 당하면서 파괴되고 회복 불능의 상태에 이르러 파국 직전에 놓인다 자연을 인간과 더불어 상호연결망 속에서 이해하는 방법으로 나아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자연일체가 되어 자연을 보호하거나 자연 밖에서 자연을 인식하며 자연의 입장이 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시에서 자연을 의인화하거나 자연을 동경하거나 묘사하여 자연 안의 자기를 혹은 자기 안의 자연을 찾기도 한다 과거의 한강에는 물고기가 살고 강변에는 나무들이 즐비했으나 지금은 아파트가 늘어서 물속에서도 아파트 그림자가 옹알이를 하는 이전의 모습을 간 곳이 없다 이 환경 속에서 화자의 마음을 대변하듯 이 물새는 아파트를 무너뜨린다
기술 문명의 발전으로 인간은 본연의 자아를 상실하였으며, 자연생태계는 심각한 지경에 이른 채 인간의 삶은 위기에 놓인다는 점을 암시를 한다. ‘한강변에 줄줄이’ 늘어선 것은 가로수가 아니라 아파트 단지이다. 자연이 한강물도 아파트의 영향으로 오염이 되고 한강에 비친 아파트 그림자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화자의 욕망은 물새의 몸을 빌어 해맑은 아침을 맞고 싶어하고 배한척이 아파트 유리창을 짓이기며는 광경을 바란다
현실은 이미 한강변에 늘어선 아파트로 몸살 앓는 옹벽을 지탱해서 겨우 살아있는 아파트만 존재한다. 거기서 반자연적 생명성을 읽어내고 겉으로 드러나는 문명의 화려함 뒤에 숨은 자연이 배제된 인간 중심주의를 비판적으로 언급한다 3월을 까마귀 계절로 길거리는 회색채를 뒤집어 쓴 채 잿빛이며 희뿌연 아지랑이 사이로 햇살이 어렵사리 내리는 도시 속 자연이 나타난다 쌀쌀한 바람으로 얼굴을 찌그러뜨린 채 봄이 오는 광경을 부정성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