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소박한 자연의 브리콜라주시집 『햇빛과 연애하네』김규화론

by 김지숙 작가의 집

소박한 자연의 브리콜라주시집 『햇빛과 연애하네』김규화론



결론적으로『 햇빛과 연애하네』(김규화)의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자연을 매개로 하는 사랑의 방식을 드러낸다 그의 시에서 표상하는 중심어는 자연과 사랑이다 인간은 끝없이 사랑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사랑은 인간이 지닌 가장 아름답고 고통스러운 정서이다 이 사랑은 완전한 기술 습득을 한 후에라야 궁극적으로 누리는 감정이다 그 사랑이 시집 속에서는 자연을 향한다 인내하며 관심을 가지고 집중한 결과이기도 한 사랑은 자연이 매개가 되거나 자연 간 혹은 인간 간의 정서로 나타나며 다음의 특징을 지닌다

첫째 그의 시에서 자연은 인간의 시선에서 자연을 보았다기보다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심장을 가진 채 자연의 시각에서 인간을 바라보거나 자연의 입장에서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나타난다 그 시선은 자연을 향한 본질적 사랑이 기저에 깔려 있으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역지사지의 상황을 경험하는 가운데 상호 평화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방편으로 본다

자연을 향한 화자의 사랑은 내면적 잠재력을 더한 자연으로 묘사되어 자연의 심정을 대변한다 이 묘사된 자연을 향한 사랑은 자연 중심이라는 소중한 의미를 드러낸다 둘째 그의 시에서 자연은 인간에 대해 적극적이며 능동적 자세를 취한다

이미 인간의 손에 의해 망가지고 인간의 복구를 기다리는 힘없이 인간에게 당하기만 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위로하고 감싸며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는 인간의 나쁜 손길을 당당하게 거부하는 자기 보존 능력을 지닌 건강하면서도 힘있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주체적으로 비친 자연이 나타난다

셋째 그의 시에서 자연은 자연 상호 간 혹은 자연과 인간 간의 부정성을 드러낸다 이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면서 혹은 자연 속에서 강자가 지배하면서 파괴되는 극한 상황으로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는 경고적 의미를 동반한다

자연이 파괴된 현실에서 자연의 의사는 배제당한 채 인간 중심적 상황으로 나아가는 안타까움에 대해 언급하면서 심각한 지경에 이른 자연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간의 안위에만 급급한 현실 속에서 마지막 경고를 직시하지 않으면 결국 인간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넷째 그의 시에서 자연은 특별히 거창하지 않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자연이거나 혹은 인위적 자연이다

특별할 것 없이 순수하게 그 속에서 존재하는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편안함을 느낀다 다섯째 그의 시에서 자연은 애착 갈애 에로스 모성 헌신과 관련된 사랑이 표현된다 이는 인간과의 관계망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모되어 자연을 표현하는데 이를 토대로 표출된 자연을 향한 사랑은 그 범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변화시키는 특징을 지닌다

이 경우 인간과 자연은 일체감을 느끼는가 하면 자연과 자연 자연과 인간이 서로 사랑하는 장면을 포착하면서 화자는 자연도 인간과 동일한 감정을 느끼는 존재로 여기며 자연과 일체감을 더 강하게 느낀다 이 경우 갈애 에로스적 갈망으로 혹은 무한한 사랑의 일체감 등으로 나타난다 또 모성적 사랑에 기반을 두고 생명성의 순환을 지속하려는 의지가 사랑의 환치로 나타난다

소소한 자연을 가슴에 들여 놓고 우주를 품는 그의 들숨과 날숨은 작지만 위대하다 자연에서 그는 한순간도 허투루 느끼는 법이 없다 자연의 몸짓을 섬세하게 읽어내면서 자연이 보내는 메시지를 해석한다 아주 작은 자연의 몸짓이라도 그의 가슴을 흔들면 그는 그것을 의미 깊게 받아들이고 진심 어린 몸을 열어 모두 받아들인다 그의 시에서 자연은 창조적이고 재치 있게 활용되어 선명한 사랑의 의미를 발광시키는 브리콜라주를 실현한다 이 점은 그이기에 가능한 자연과의 소박한 소통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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