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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갈미조개

낙동강 음식

by 김지숙 작가의 집

명지갈미조개



낙동강 하구 명지에만 사는

갈매기 부리 닮은 갈미조개

보릿고개 주린 배 채우던

탱글탱글 해방조개

사니질 갯벌 고운 모래바닥 파고드는

황갈색 방사상 띠 두른 봄 조개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면

짠득짠득 씹히는 연분홍 속살 단맛 나고

담백한 맛 입안에 오래 머문 갈미조개



갈미조개는 바닷물과 강물이 어우러지는 기수역 일대인 명지에서 나는 갈매기 부리를 닮았다고 항 붙어진 이름이이다 바다향과 극강의 쫄깃한 식감이 좋아 이 맛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늘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맛이 좋은 때는 1월에서 3월 사이인 산란기을 앞둔 시기이다 비타민과 잔백질이 풍부하여 몸에 좋은 갈미조개를 먹기 위해서는 명지 선창 회타운으로 가야한다 이곳에 가면 갈미조개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있다

갈미조개는 삼겹살과 더불어 갈삼구이로즐기기도 하고 채소와 육수를 넣어 익혀먹는 방식도 있다 그리고 조개살을 그대로 발라서 초장에 찍어먹거나 부추와 땡초를 넣고 소금을 조금 넣고 해장용으로 조갯국을 끓이기도 한다 또 조갯살을 뜨거운 물에 넣고 삶아 살만 따로 발라 여러 채소를 함께 넣고 초고추장과 버무려 갈미조개무침을 해서 먹기도 하고 밀가루반 살가루 반을 풀고 계란을 더해 갈미조개 살을 넣고 부침개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어떤 방식으로 먹어도갈미조개의 향긋한 맛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이 맛을 기억하며 낙동강 일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만큼이나 다양한 갈미조개를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이러한 명지갈미조개는 점점 생산량이 줄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4대강 정비사업이후로 변화된 환경에 민감한 갈미조개는 어민들 사이에서 상품성도 떨어지고 생산량이 적다는 이유로 갈미조개생산을 꺼리는 실정이다

갈미조개는 명지와 낙동강 하구 일대의 특산물이고 이 일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맛에서 지울 수 없는 소중한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명지일대를 지인들과 찾아 갈미조개탕을 먹곤 했다 그 때만해도 곳곳에서 작은 노포들이 갈미조개를 주재로로 다양한 음식들을 내놓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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