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내기 고구마
일산배기봉은 바다 접한 고구마 시배지
모내기하듯 한꺼번에 심어 얻는 조내기 고구마
겨드랑에 연자줏빛 순이 나오면
부둥부둥 흰색 꽃을 피우는
본래 이름 감저 감자에게 빼앗기고
엉뚱하게 얻은 이름이라
맨입에 먹으면 가슴이 콱 막히지만
붉은 빛 밤 맛 나는 타박고구마
우리나라 최초로 고구마가 재배된 지역은 영도 조내기 마을이다 조내기마을이 형성된시기는 알 수 없지만 고구마가 영조 때 조엄趙曮이 처음 조선통신사로 대마도에 가서 고구마재배를 보고 동래부사에게 보내 가장 환경이 유사한 조내기 마을에서 재배하게되었다
청학동과 동삼동의 경계 언덕인 일산배기봉 아래로 짐작하는 조내기마을에는 춘궁기를 대비하여 식량대용으로 심은 고구마 공원이 있다 농장과 휴게 시설들이 있어서 고구마가 한창일 무렵 이곳을 지나는 길이 있다면 한번쯤은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어린 시절 먹었던 조내기 고구마는 한손에 꼭 쥐어지는 정도로 작았던 기억이다 학교를 다녀오면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기 전에 뭐라도 먹을 것을 찾으면 걸린 채반에 삶아둔 작은 고구마가 적당히 식어 있어서 한입 배어 먹으면 달달한 맛이 입안에 돌곤 했다 타박이라 맨입에 먹으면 목에 메어서 식혜나 수정과 혹은 숭늉 등을 함께 먹곤 했다
그런데 한동안은 그런 고구마가 보이지 않더니 최근 몇년에는 다시 조내기 고구마를 보게 되었다 반가운 어쩌면 고구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찾자 않았고 그래서내 눈에만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요즘은 건강식으로 고구마를 다시 찾게 되면서 조내기 고구마를 만나게 된다 한입 크기의 붉고 타박한 단맛을 지닌 조내기 고구마는 밤맛이 나서 송편 속으로 넣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