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현무-2 오발

by 김지숙 작가의 집

강릉 현무-2 오발



오랜만에 연락해 온 지인이 강릉 폭발사고에 괜찮냐며 안부를 물어온다

강릉은 넓기도 하고 특히 정동진은 강릉시내와 꽤 멀리 떨어져 있고 새벽시간이라 모르고 지나갔다고 했다

조금만 방향이 시내 쪽으로 틀어졌더라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으리라고들 말한다

그래도 사실 그 소식을 듣고는 은근히 겁이 났다 얼마 전에도 강릉 갈 때에도 자주 이 길로 지나왔고 2주마다 한 번씩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선 이 비행장길을 잘 이용하는데 그 이유는 정동진에서 강릉 가는 길이 바닷가와 제일 가까운 길이고 풍경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메타세쿼이아는 지금 단풍이 들기 시작해서 겨울이면 잎을 다 떨구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묘미도 빼놓을 수 없지만 메이플 리조트가 이 길과 닿아 있어 그 길을 달리면 계절이 바뀌는 것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단풍이 가로수를 이루는 이 길은 점점 예뻐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이 길을 선호하다 보니 공포가 훨씬 더 현실감 있게 와닿았다 이제는 가급적 이 길을 피해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날벼락이 별거 겠나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이곳은 부산과는 달리 비행기도 낮게 자주 뜨고 하루에도 몇 번씩 호텔 뒤쪽에 있는 사격장에서 총소리도 자주 가까이 들린다 부산과는 많이 다른 환경에 처음에는 조금 많이 놀랐고 겁이 나서 문 밖 출입을 잘 안 했다 동해에서 한미훈련이 있을 때에도 비행기가 저공 비행을 해서 피부로 느낄 만큼 저공비행 소리를 듣곤 했다 그리고 산불이 자주 나서 헬리콥터로 물을 나르는 모습은 잊을 만하면 보인다

비행기 소리도 총소리도 자주 듣는다고 절대로 익숙해지지는 않는 절대 음감을 지녔다 들을수록 살갗에 두려움이 도드라진다고 할까

휴전선이 그만큼 가깝고 낯선 곳이라는 것을 새삼 또 새삼 느낀다 사람들이 팍팍한 이유들 중 하나를 알 것 같기도 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까치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