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음식
18번 완당
맑은 물 위에 떠 있는 하얀 구름
하늘대는 선녀옷인가
阮堂이 그린 세한도에 내린 흰 눈인가
왼쪽 잣나무 두 그루 옆으로
초가집 꼿꼿한 소나무 두 그루
까실한 유배생활 드러나는 갈필 그림 겨울이 되어서야
잣나무와 소나무의 푸름 선비상 세한도 되돌아온 날
해물 육수 깔끔함을 후루룩 마시듯
작은 구름 한송이 삼키면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쓰린 속 달래는
운탄雲呑
완당은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감히 말하게 된다 1948년부터 줄곧 한자리에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광복동 18번 완당집에 들어서면 두께가 3mm정도의 얇은 밀가루 피에 소고기를 갈아서 만든 소를 어주 조금 넣고 육수로 끓여 내는 완당을 만날 수 있다
얼핏보면 물만두 같지만 국물에 떠 있는 모습이 구름같다하여 운당이라고도 하고 선녀의 옷같다고도 한다 이 완당은 중국인들이 아침식사로 먹는 훈둔에서 시작되었으나 일본인들의 완탕을 거쳐 부산 특유의 완당으로 자리잡았다
이은줄이 1925년 일본으로 건너가 완탕 식당에서 공부하다가 해방이 되어 보수동 흑다리 부근에서 포장마차로 개업하였고 부용동 전차역부근에 18번 완당으로 개업하였으며 현재의 자리로는 1972년에 옮겨왔다 요리사는 1-2명으로 늘 한결같은 맛을 고수하고 있고 언제든 가서 먹어도 옛맛을 느끼기에 충분하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 될 때도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도 여전히 남포동에서 친구와 약속을 잡으면 종각국수나 18번 완당 집을 찾는다 특별히 맛이 있는 것보다는 추억의 맛과 그 추억에 얽힌 기억이 되살아나는 점이 좋아서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다 대학시절의 그 맛을 기억하고 싶어서 가끔씩 남포동 부근에 가게 되면 18번 완당집과 종각국수를 찾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