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장소
반월성
장토들판 말놀이하던 거도가
허술한 경비 틈을 타서
가야 땅을 점령한 반월성
언덕에 비친 달빛 아월역에 메어두고
신라 가야 경계에 서서
벗님 보낸 아쉬움들
이제는 아랫도리만 남은 성벽
먼 기억 속 반구형 병형 토기
여기저기 흩어지고
벗님조차 오간데 없다
반월성은 정관 월평에 있다 경주의 반월성과 비슷하여 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 반월성은 『구 기장군 향토지』에 둘레가 800척이고 높이는 12척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차성가車城歌」에는 반월성 돌아들어 암석에 말을 메고 벗님을 보낸다는 내용이 나와있다 양산과 울산의 중간에 위치한 이곳은 교통의 요지였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기장현 역원 조에는 아월역阿月驛이 현의 북쪽 48리에 있다고 기록한다어 아월역은 언덕 아와 달 월을 의미하며 달과 토성을 의미한다
『삼국사기三國史記』44권 거도전에 따르면 신라장수 거도居道가 해마다 말들을 장토張吐에 모아 놓고 우시산국과 거칠산국을 정벌할 생각으로 군사 훈련을 시켰다 이 장토가 반월성 앞의 다른 장소이지만 결국 반월성을 정복하고 우시산국과 거칠산국을 멸망시켰다고 본다 반월성 동쪽 고개를 진티고개는 진상陣峠고개로 진영이 있는 고개 진계등은 진의 경계를 이루는 산등성이라는 의미를 내표한다
역사적인 상황을 알고 나면 반월성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진다 신라의 입장에서 보면 충신이었던 거도가 우시산국이나 거칠산국의 입장에서 보면 적장이었을 터이니 두 입장을 주고 바라보는 마음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 목적을 위해서 일구월심 욕심을 위해 노력하는 거도와 그 속내를 알고도 어쩔 수 없이 당하고 만 우시산국과 거칠산국의 입장에서 어찌 거도를 칭찬할 수만 있을까
역사적 장소에 서면 언제나 같은 심정이다 모든 것이 과거가 되어버린 현재의 입장에서는 이 편에도 저편에도 속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 편이 혹은 저 편이 과연 옳은 일을 한건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밖에도 기장군에는 송정리 입석마을선돌 옥정사 이길봉수대 신라토성 죽성리왜성 남산봉수대 일한공신묘 오랑대 기장읍성 기장옛길 기장공덕비 국수당 기장척화비 등의 역사적인 장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