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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공원

낙동강 장소

by 김지숙 작가의 집

에덴공원

강선대 끝자락 모래

바람길 하르르 노을이 흔들리고

재첩 캐며 살아가던 빈촌마을

갈대밭 사이에 하나 둘 자리 잡은 나루터

대학촌 나그네 강나루 토속주점

동글 넓적한 SP음반 소리

모깃불 피운 마당에

동동주 막걸리 노가리 오뎅국 안주삼고

통기타 서툰 바이올린 소리에

누구나 친구 되어 강변 거닐 고

나룻배 타고 똥다리 건너 갈대숲 봐야

진짜 연인된다는 을숙도는

젊은 날의 뒤안길이 되고

갈바람 솔바람 숲소리 하잔하잔 사라진 풍경

다 뜯어 먹는 갈빗대처럼

정류장 이 름만 남은 에덴공원



1916년 을숙도는 물이 맑고 새가 많다고 하여 지은 섬이름이다 한때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풍성한 먹이로 동양최대의 철새들이 찾던 도래지였다 1966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전되었지만 하구둑을 지으면서 섬전체가 공원으로 되었고 도시산업화에 밀려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크게 파괴되어 지금은 철새는 보기 어렵고 대신 아파트가 무성하게 자리잡은 곳이다

나름 생태복원을 위해 일부구간을 인공습지를 조성하여 철새들을 불러들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현실이다 해양 분뇨처리시설을 추진하였으며 쓰레기 매립장 소각장 등으로 활용하였다 을숙도 주변으로 진입하기 전 에덴공원이 있었다

에덴공원은 젊은 시설 참 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다 알 수 없는 사람들과도 쉽게 말을 건네기도 하고 거리가 온통 젊은이의 분위기가 휩싸여 통기타며 막춤을 쉽게 대하던 곳이었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던 사람은 제법 언덕으로 나 있는 찻집을 찾기도 하고 을숙도 갈대숲을 헤치고 다니던 나룻배를 타고 맑은 물 붕어떼 들을 바라보는 자연을 만끽하기에는 한없이 좋은 곳이었다

추억 속의 에덴공원을 생각하면 정말 안타깝다 이제는 더이상 볼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마치 유명인의 생가터를 찾는 것처럼 이미 변해버린 모습에 겨우겨우 비슷하게 만들어진 모습에서 지난 추억을 떠올리고 찾아내는 것은 그냥 마음이 아플 뿐이다

이미 세상 어디에도 없고 머릿 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그 감정을 알 것 같다 이미 돌아가신 사람들을 떠올리는 느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다 에덴공원은 이미 그 모습들을 잃은지 꽤 되었고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도 거의 없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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