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호

by 김지숙 작가의 집

경포호



경포호를 걸었다 경포鏡浦라는 이름은 물의 수면이 청정하고 잔잔하여 거울 같다는 의미에서 왔다

다 정철은 경포대에 뜬 달에 반하여 관동팔경의 으뜸으로 여겼다니 밤에 가서 달을 보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호수 한가운데 월파정과 송시열의 글씨로 조암이라는 쓴 바위가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멀어서 사진으로 찍어도 바위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요즘은 경포호는 보를 터면서 사실상 바닷물이 되어 가고 홍합 전복 피래 황어 숭어 전어 문절망둥어 멸치 등 이 살아가는 염호라고 한다 경포호 주변을 도는 자전거들이 대거 이동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주변의 연꽃밭 가시연밭 등을 함께 보게 되었다 스크렁 기린초 등 야생화 정원도 보는 재미를 더하고 홍길동 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조각물로 세워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었다

그뿐 아니라 다양한 이색적인 조형물들도 볼 수 있었고 박과 호박 작두콩을 키우는 곳도 있었다 철새도래지라는 말처럼 곳곳에 개리 큰고니 큰 기러기 괭이갈매기 외에도 처음 보는 새들이 정말 한가로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잠을 자기도 하고 날아다기도 했다 그냥 걷기에는 정말 안성맞춤인 곳이다

지난봄에 벚꽃길을 지나다가 길이 너무 막혀서 되돌아간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오래된 벚나무가 가로수로 되어있어 봄이면 이곳이 사랑을 받는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지인라서 강원도의 진면목을 속속들이 잘 모르지만 화진포호 송지호 광포호 영랑호 청초호 매호 향호 등과 같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들어 낸 신비로운 자연 호수라는 정말 멋진 곳이 있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송지호는 지난번에 걸어봤으니 시간이 허락된다면 나머지 석호들도 다 둘러보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남의 텃밭 호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