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라인닝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실버라인닝silver lining은 밝은 전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곳에 살면서 누리는 호사중 하나는 바다를 마음껏 보는 것이요 일출과 일몰 그리고 하늘과 산 소나무와 잣나무 자작나무와 삼나무를 원없이 보는 것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하늘을 보기 위해서는 황산공원을 자주 찾곤 했고 바다를 보기 위해서는 영도 송도 해운데 송정 일광 등을 찾곤 했다

하지만 여기 살면서는 굳이 이들을 따로 찾지 않아도 앞 창문을 열면 바다와 솔숲 자작나무 숲이 보이고 뒷 베란다를 향하면 일몰과 삼나무 숲이 보인다 사람들은 참 좋은 곳에 산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사는 곳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사는 곳을 아는 몇몇 사람은 심심해서 어찌 사느냐 또는 정말 멋진 곳에 살고 있다 부럽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곳에 온지 세월이 꽤 되었지만 난 여전히 이곳 풍경을 아끼면서 본다 옆으로 보이는 썬크루즈 호텔을 끼고 있는 동해바다의 풍경도 나쁘지 않다 해뜰 무렵의 하늘이 펼치는 그림은 고흐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고 해질녁 일몰의 풍경은 혼자보기는 정말 아까울지경이다 매일매일 달리 그려진 하늘의 그림들을 어찌 다 기억할 수 있을까

평생 찾아디닌 바다의 일출 풍경을 나는 매일 아침보고 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그런데 어제 오늘은 하늘이 그린 실버라이닝에 취해 있다 신비로운 느낌도 들지만 구름에 가려진 햇빛이 은빛을 물어나르는 느낌은 굳이 표현할 다른 말이 없다

어떤 상황에 처해도 언젠가는 구름이 걷히고 태양이 비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런 의미가 아니어도 실버라이닝을 보면 그냥 뭔가 희망의 빛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나는 그 희마으이 빛이 언젠가는 희망ㅇ하던 그 모습을 드러 낼거라고 믿는다 사람은 조그만 일에도 희망을 품다가 또 조그만 일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이다

하늘바라기를 하다가 문득 실버라이닝을 발견하고는 밀턴의 시 한구절이 생각났다

실버라이닝 이라는 표현을 처음 쓴 시인은 바로 J. 밀턴이다


every cloud has a lining back

모든 구름도 뒷면은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


아무리 힘든 삶도 그 뒷면에는 해가 있고 희망이 비친다는 초 긍정의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좋다 하늘이 그린 그림들은 언제나 변화무쌍하며 또한 희망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오늘도 하늘바라기 바다바라기 숲 바라기 나무 바라기를 하면서 추억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고 또 오랜 추억을 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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