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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軒 「땅」

by 김지숙 작가의 집

불타는 지열을 꺼라

저 속 깊이깊이

그칠줄 모르는 지열을 꺼어

가씀 메여 흐르는 눈물에

掩襲하누나 고뇌의 여음아



땅바닥에 태여나는

삶을

서러워 목놓아 울어 봄이

그 무슨 어리석음이겠는가?

-雲軒 「땅」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에게 해방공간은 일제식민지를 벗어남과 동시에 새로운 나라의 설립이라는 목표와 완성이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중요한 길목에 서게 된다 이 시기는 남북 분단으로 인한 좌우 이데올로기의 싸움과 마찰이 잦았으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였던 동서 진영의 냉전체제가 빚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해방의 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표현의 자유는 비로소 자유와 희망을 노래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이데올로기의 양극화로 상호 진영의 논리는 극렬한 비판으로 서로에게 배제되는 텀예한 대립의 관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특히 민족진영의 우파에 의해 좌파의 문학활동은 전면 거부되고 비판의 칼날을 비켜가지 못하게 된다

雲軒의「땅」(서울, 1949.12.15.)에서는 불타는 지열 즉 발을 땅에 붙이고 사는 자에게 엄습해 오는 고뇌가 쉬이 견딜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불타는 지열이라는 비유 속에는 함축된 당대 현실의 고뇌가 잘 나타난다 당대 현실 속에서 겪는 고뇌를 땅과 결부 지어 놓고 있다 일제치하에서는 총독부의 감시 규제 핍박 하에서 작품을 마음껏 써 내려갈 수 없었던 상황이라면 해방공간은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대립으로 민족의 발전을 저해하고 민족발전을 위한 좋은 작품 훌륭한 문학을 제작하기 위한 목표에 차질을 유발하는 매개가 되었다 그러한 심정은 마치 뜨거운 불덩이 속 같다는 심정으로 화자에 세 인지되었고 이는 해방공간에서 찾는 부정적인 요소들로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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