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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풍경 」

시대정신의 힘

by 김지숙 작가의 집

그윽한 선경에 몰입하듯이

어디선지 고요히 들려오는 풍경소리

오랫동안 찬이슬과

모진 바람에 시달리던

역사도 헛되이

그대는 비애만 아는구나

<략>

바람도 미웠으리

눈보라 날리는날은

소리치고 울었으리

나는 안다 그대의 마음을

저-폭풍속에서

굳굳치 서있는 대목을

부러워 하는 것을.

- 김종성 「풍경 」



일제식민지하에서는 대부분의 언론과 인사들이 일제에 동원 포섭되었으나 해방이 되고 주권 조선의 독립국가를 수립한 만큼 국가와 민족의 역량은 결집되고 새로운 조국을 건설해야 할 상황이었으나 그만큼의 힘이나 정치적인 외교능력을 갖추지는 못한 상황을 맞게 된다 남과 북은 소련과 미국의 영향으로 서로 다른 경제 정치 체제를 채택하여 혼란과 혼돈의 상황속에서 기득권과 기존의 가치 유지를 위한 민족간에도 다양한 갈등 양상이 존립하는 상황이었다

김종성의「풍경」 <부인신보>(서울 1947.5.18)에서의 화자는 깊은 숲속의 절간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잔바람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가슴이 아프다고 하고 모진 비바람에도 한없이 시달려온 설움에 겨운 울음소리로 풍경소리는 마치 화자 자신의 고뇌로 혹은 당대현실의 고통받는 조국의 모습으로 느낀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바람에도 쉬이 흔들리는 풍경이 아니라 어떤 바람에도 까딱 않는 든든히 뿌리내린 굳건한 ‘대목’이 되었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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