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禮濟 「沈黙」
모든 결정은
沈黙의 時間을 요구하더이다
오! 아름다운 너의 모양이여!
승리자의 환희도 침묵 중에 얻으며
패배자도 침묵 속에서 소생하더이다
묵!
<중략>
포용!배척!
오! 너의 위선이여!
나는 너의 모양을 경모한다
사랑하는 나의 침묵이여!
-趙禮濟 「沈黙」
전쟁의 상흔은 멈추었으나 참담하고 처참한 상황은 수많은 사람들을 전흔에 시달리게 된다 실향과 가난 빈민굴 양공주 영양실조 좌절 패배 등 다양한 형태로 상실된 비참하고 부조리한 삶을 살아가던 시기이다 먹고살기 위해서 혹은 살아남기 위해서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하였며 사회는 극도로 혼란하였다 피란민의 급증 경제난 실업문제 등은 사회의 불안을 심화시켜 패배주의 허무주의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민족주의 전통회복 서구 모더니즘의 영향 문명비판 실존의식과 같은 과 같은 주제들이 시에도 혼재되어 나타난다
趙禮濟의「沈黙」<부인신보>(서울 1948.1.11)에서는 당대 사회적 상황 속에서 겪게 되는 배신 위선 포용 같은 다양한 모습의 권위들을 ‘침묵’이라는 단어 속에 집결시켜 놓고 오직 침묵만이 승자도 패자도 모든 것 중에서 오히려 아름다울 수 있노라고 삶의 고뇌를 겪어 본 자만의 심정을 나타낸다 대부분의 결정은 침묵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당대의 일들이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서 진행되는 모순된 상황을 알리려는 의도이며 패자 역시 침묵 속에서 다시 일어선다는 ㄴ논리를 순접 시키면서 침묵이라는 일관된 어휘 속에서 서로 다른 상황이 진행되는 당대 현실을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