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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래의 「말합시다」

시대정신의 힘2

by 김지숙 작가의 집

말합시다

당신의 깜-한 비애의 눈동자를

당신의 깜-한 열심의 머리칼을

그리고 웃음을 잊어버린

당신의 파-란 입술을

연주빛 저녁노을 서천을 나는

한쌍의 비둘기 사라지기 전에

말합시다

당신의 쥐고 게신 낙엽의 哀訴를

당신의 쥐고 게신 진주의 언약을

그리고 가슴에 물으녹은

당신의 두개의 열대를

울고가는 바람속에 떨리는 힌옷

장밋빛 수평선에 ㅅ그러지기 전에

-김봉래의 「말합시다」



시는 풍부한 서정성을 기반으로 삽는다 이는 구체적인 현실에 대한 정서적 표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에서 서정성은 아미지와 더불어 표현된다 대상이 아니라 대상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생긴 느낌과 생각 등을 기쁨 슬픔 즐거움 사랑 등의 감정을 주로 표현하는 데 이는 필연적으로 구체적인 햔실 체험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사랑을 고백하는 시들은 여성독자를 대상으로 화자의 마음을 전달하려 한다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어떤 의미에서는 독자들을 자신이 만들어 놓은 공간 속에서 희망을 갖는 언술체계이다 고백체는 여성독자의 반응을 예상한 언술인 만큼 부드럽고 순한 화자의 마음을 드러내는 특징이 있다

김봉래의 「말합시다」에서는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라고 한다 모든 것은 순신간에 사라지는 한시적 존재이므로 비둘기가 사라지기 전, 수평선이 사라지기 전 유한한 생명의 날들이 사라지기 전에 사랑한다는 말을 하라고 한다. 순간의 소중함을 높이 두는 화자의 심정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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