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와 사냥ㅅ군과 매꽃 때에게
나는 한 마리 쫓겨오던 사스미
두군데는 가슴과 상한 다리를
여기 다사한 언덕 위에 쉬이던
가라앉는 만도 위에 머언 하늘위에
빛나는 구름 같은 바람은 피어올라
향기로운 풀밭과 맑은 샘물과
새로 솟는 해를 보면 피어난 꽃을
이리는 매꽃을 매꽃은 이리를
무찔르며 무찔리며 짐승은 가고
총가진 포수마저
산을 내리면
나는 올오리다 다시한번 흐느껴
다사한 새로 솟는 해를 향하여
-박두진 「해를 향하여」
박두진은 조지훈 박목월과 함께 정지용의 추천으로 1939년 창간된「문장지」로 등단한다 자연친화적인 시풍을 지닌 특징을 지닌 작품들을 주로 썼으며 이는 당대의 참혹한 현실에 대한 도피적 성향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박두진의 작품적 성향은 원시적 건강성을 지닌 자연인식은 강렬한 의지를 상징하는 신념과도 관련이 있는데 이는 기독교적 가치관과 유관하다
1946년 조지훈 박목원 박두진 3인공동시집 청록집靑鹿集이 을류문화사에서 간행되었고 이후 청록파로 불리게 된다 일제치하에 쓰인 우리말로 펴낸 시집이라는 점이 민족의 동질성과역사성을 드높인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박두진의 「해를 향하여」<가정신문>(1946.7.5)에서는 이리 와 사냥꾼과 메꽃 떼에게 한없이 쫓기던 사슴이 따스한 언덕 위에서 쉬던 때에는 하늘 위에서 구름 같은 바람이 평온히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향기로운 풀밭과 맑은 샘물 새로 솟는 해를 보면서 피어난 꽃들을 본다 이리는 꽃을 꽃은 이리를 피하고 피하려는 사이에 짐승도 사냥꾼도 산에서 내려가고 보니 해는 다시 솟아오른다는 내용이다 당대 현실의 쫓고 쫓기는 강대국 간의 이권다툼을 자연 정경 속에서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