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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by 김지숙 작가의 집

일상



요즘 주로 듣는 노래는 동요다 mbc나 kbs 창작동요제에서 부른 노래들을 모아놓은 동요를 들으며 운동도 하고 베란다를 왔다갔다 하면서 토마토꽃을 바라보기도 한다 평소 트롯이나 가요는 잘 듣지 않는편이다 주로 가사가 없는 클래식이나 가곡류를 듣지만 최근에는 이도 저도 다 시들해서 조용히 새소리를 듣는게 더 좋았다 그런데 우연히 동요를 듣게 되었고 또 한번 듣기 시작하면 거기에 꽂혀서 계속 듣게 된다

기존의 우리가 배운 동요들은 너무 슬픈 곡조들이 많아서 듣기에 불편하고 요즘 아이들이 부르는 창작곡들은 밝고 경쾌해서 들을수록 또 듣고 싶어진다 아이도 아니면서 무슨 동요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요의 가사를 꼭꼭 씹어 들으면서 새삼 동요의 맛을 알게 된다

변성기에 들지 않은 아이들의 목소리는 참 예쁘다 맑고 청아하고 경쾌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조금씩 다른 목소리를 들으면서 참 노래도 잘 하네 저런 아이들은 자라서 어찌 되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보기도 한다 아이들의 동요를 들으면서 베란다 텃밭을 손질한다

베란다의 방울토마토가 일년 가까이 열매를 달더니 줄기가 너무 방대하게 번져서 어지러웠다 그래서 새순만 취하여 다시 심었다 그런데 그새순들이 일부 자라서 꽃이 피고 다시 방울이를 달았다 어ㅉ보면 방울이도 엄청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가시박처럼 느껴진다 다만 가시박은 독성을 가졌지만 방울이는 그렇지 않은 유익한 식물이라는 점이 다르다

베란다 텃밭도 나름 정리를 시작했다 키우던 나무들은 일부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일부는 친구의 들판이나 또 다른 친구의 산으로 보내고 몇몇은 부산으로 데려갈 참이다 정성들여 키워서 생각날 것 같은 식물들은 데려가기로 마음 먹었다 이거실 창앞의 소나무숲 자작나무 숲에서 제법 몇번을 캐 먹었던 땅두릅 상황버섯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서리가 내리고 풀이 죽으면 한번 들어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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