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어느 시골이나 마찬가지로 요즘은 빈집이 곳곳에 있다 이곳에 살던 사람이 떠나면 그 빈 집을 차지하는 것은 크고 작은 짐승들이다 그중에서도 고양이는 사람을 그다지 드려워하지 않는 짐승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한두 마리가 보이더니 이제는 제법 많은 고양이들이 주변에서 어슬렁거린다
품새를 보아하니 절대로 쥐를 잡아먹을 위상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집 펜션안주인은 캣맘으로 한경울에도 남의 집 담장을 넘나들고 남의 집 채소밭을 밟고 다니면서도 고양양이 밥을 주고 물을 주면서 고양이들에 지극정성을 들이기 때문이다 그 여자에게는 고양이에 대한 생각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 여자의 집착도 이해는 간다 펜션이라고 해도 손님이 늘 있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주말만 성수기에 살짝 바쁘고 연휴가 없으면 늘 집밖으로는 나다니지 않는 데 고양이 밥을 줄 때에만 동네를 휘젓고 다닌다 자기 집안에서는 키우지 않고 대신 다른 사람들이 관심 없는 남의 집 펜션마당에 공양이 집이며 밥 물들을 늘어놓고는 고양이를 부르면 고양이들이 달려와서는 안기고 재롱을 피우면서 한팜을 놀다가 가곤 했다
이 일로 고양이의 똥이 사방팔방에 흩어지고 비교적 손을 보지 않는 공간은 고양이 화장실이 되어간다 주변 펜션 주인들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고양이의 개체수는 엄청 늘어나고 주변은 고양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사람들이 앉다가 출근하고 나간 자리에는 마치 지들이 주인인양 자리에 턱 하고 자리 잡고는 햇살을 받고 졸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아마도 이 동네는 공양이 동네가 되지 않을까 저렇게 먹이를 주고 물을 주고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모양을 보니 지금도 고양이 수가 내 눈으로 보기에도 이곳에 사는 사람들 수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 속도로 가면 수많은 고양이들이 붐빌 것 같은 느낌이다
고양이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 어린 고양이는 귀엽지만 드세달이면 금방 성체가 되어 거의 덩치가 개 급이다 가까이 올까 무섭다 잘 먹어서인가 보다 처음에는 아기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끔찍했다 어떻게 사람아기소리와 같을 수 있지? 그런데 이곳에는 어치라는 새소리도 고양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며 날아다닌다 자주 듣다 보니 어치소린지 고양이 소린지는 분간하게 되고 크고 작은 몸집으로 늘어지게 졸거나 급히 달아나거나 다양한 모습으로 주변에 허다게 살아가고 있다
물 주고 밥 주는 것은 좋은데 왜 똥을 치우지 않은 걸까 길거리가 온통 고양이 똥밭으로 변할 수도 있다 고양이는 똥을 싸고 덮는다고 알고 있는데 이곳 고양이들은 게으른지 배우지 못해서인지 소복이 군데군데 쌓아 놓기만 한다 이곳을 떠나고 싶은 이유를 굳이 애써서 찾는다면 현관문이 열리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뛰어나디는 고양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쑥불쑥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길고양이와 그들이 싸놓은 똥무더기를 밟거나 피하며 다녀야 하는 일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사람들은 무작정 방치하면서 고양이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