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오리알

by 김지숙 작가의 집

낙동강 오리알


625전쟁 때 우리 군이 총을 쏘면

포위당한 적군들이

낙동강 물속으로 퐁당퐁당 빠지자

‘오리알이 떨어진’처량한 신세


갈대숲 둥지에 알을 품다

강물이 불고 바람 불어

둥지에서 떨어진 알이

물 위에서 울뭉줄뭉 떠다니다

포실한 오리 한번 되지 못하고

잔물잔물 썩어버린 알



동강 주변에 살아서인지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말들을 쉽게 들어왔다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고 하면 주로 외톨이가 되거나 허사가 되었을 때 주로 많이 쓴다 오리가 자리를 잘 가려 알을 낳지 않으면 알들이 새끼오리가 되지 못하고 불어난 낙동강에 떠밀려 내려가서는 썩게 된다

살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모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있을까 늘 승승자구만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그게 소위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에 해당되리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그들이 다 행복해 보이지는 않으리라는 짐작은 한다 자본 주의 시대이다 보니 돈으로 션택의 폭이 넓어지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는 여유는 분명 괜찮은 부분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외톨이가 되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은 있다 무리지어 다니던 여고시절도 있었고 사람들과어울리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낙동강 오리알을 경험한 것은 산행에서였다 등산이라고는 해 본적이 없던 오래전 일이다 어떤 경로제시도없이 무대뽀로 자기만 따라가면 된다는 리더를 따라서 산길을 나섰다 앞서 가던 일행들과 떨어져서 가는데는 앞서 사람들은 아주 잘 걸었다 뒤쳐져서 가는 나와 나 비슷한 두사람을 제하고는 앞서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렸다

나와 함께 뒤처진 그 사람도 그날이 첫 산행이라고 했다 아무리 열심히 따라가도 앞서 산사람들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유명한 산이 아니라 사람들도 그다지 없었다 길도 여러 갈래이고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물을 수도 없었다

두 사람은 결국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로 결정하고 무작정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택해 내려갔다 그런데 한참을 내려가고 보니 시발점은 김해였는데, 그곳은 부산도 아니고 생전 처음가보는 창원의 어느 시골마을이었다 거기다가 빨리 따라오지 않는다는 온갖 역정을 다 쏟아내는 리더의 모습을 모면서 온갖 정이 다 떨어졌다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특히 산행대장이라는 중요성에 대해 깊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낙동강 오리알이 어떤 느낌이라는 것도 잘하지 못하는 일에 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굳세게 거절하지 않은 것에 대해 뒤늦게 깊이 후회하고 깨달았다

그 날 이후 오랜 세월 다시는 산을 가지 않았다 산에서 길을 잏는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줄 알기에 하지만 최근에 들어 이곳 정동진에 와서 국립공원 정도의 규모에 정말 잘 알고 괜찮은 책임감이 강한 조심성이 많은 옆지기와 함께 이런저런 산들을 오를 수 있었다

길을 잃고 두려움에서 산을 헤집고 길을 아닌 곳을 내려오던 그 트라우마가 여전히 한구석에는 남아 있다 그래서 나에 대한 체력이나 걷기의 정도 그리고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과는 앞으로도 산행하기에는 여전히 꺼려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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