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알 마을

by 김지숙 작가의 집

황새알 마을



황령산 배산 비탈물 고여 들어

배 띄우는 늪이 깊고 물이 많은 십자산 황새벌

새들이 줄풀 갈대 풀잎 물씬히 물어다가

산기슭 소나무 위에 둥지 틀어 알을 낳고

물고기 벌레 먹고 목을 적시러 드나드는

큰새마을 석조우물터

우물의 변화는 하늘의 뜻

바닥이 훤히 보이는 석간수

구붓이 100살 먹은 큰새마을 우물



동래부지에 보면 지금의 교대앞 부근은 대조리大鳥里마을로 서면 관내에 속한다 조선중기 사람들이 산기슭과 습지를 개간하여 살았고 십자산 동북쪽에 위치한마을이다 이곳은 늪지대로 황새가 먹이활동이 쉽고 갈대가 많아 둥지틀어 알을 낳기 좋아 학란 鶴卵 황새알 한새벌이라고 부르는 황새알터였다

부산교대와 거학초등학교 중간지점에 위치한 황새알 우믈터는 지름이 1미터가 조금 넘는 바닥이 다 보이는 얕은 석조우물이다 300년 이상 석간수처럼 항상 일정량이 흐르는 물맛이 좋은 우물이다 사람들은 이 우물에 고사告祀를 지내기도 하고 잘 갈무리하기 위해 많은 정성을 쏟는다

이 길을 지나는 아이들이 돌을 던지기도 하고 어른들은 날을 잡아 우물을 치기도 하면서 황새들이 목을 축이기도 하던 우물은 지금도 여전히 적은량의 물이지만 우물의 역할을 하고 있다 황새벌의 이름을 기억하려는듯 인근 초등학교의 이름은 거학초등학교이고 부산교대이름으로 출판되는 헉교 교지 이름은 한새벌이다

지금이야 아무리 우물물이 깨끗하다고는 하나 지나가는 길에 선뜻 우물물을 떠먹으려 드는 사람도 드물다 가끔 역사성을 지닌다는 의미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가는 한적한 모습 속에서 그나마 터줏대감처럼 오래 한자리에 앉아서 한새벌의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황새벌 우물을 들여다 본다 마을 입구에서서 마을을 지키는 노거수처럼 황란우물은 아무 말을 하지는 않아도 이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목을 축여주고 건강을 빌며 물끄러미 그들이 사는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염원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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