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소리에 기겁하던 날

by 김지숙 작가의 집

멧돼지소리에 기겁하던 날



주말이고 단풍시절도 끝나 동네걷기를 하느라고 펜션에서 출발해서 마을골목 들판 정동진 바닷가를 둘러 걸어 다시 내가 사는 펜션으로 오면 대략 만보 가까이 된다 해가 빨리 지는지를 계산을 하고 출발했다 그날따라 들판의 가래나무 열매를 줍고 벼이삭줍기도 하고 오가피 열매 등등을 구경하느라고 조금 늦게 펜션입구에 도착했다

내가 사는 곳에는 주변이 모두 펜션 상가 편의점 등이 있지만 주말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어둑어둑하면 벌써 사람들은 길가에 없다 밝은 대낮에야 부채길을 걷는 사람이나 식당을 찾는 사람 썬크루즈에 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해가 끊어지면 사람들의 발길도 사라지는 곳이다

다섯시를 조금 넘긴 후이고 11월 초인데 벌써 어두워 온다 펜션입구로 들어가는 길 한쪽 옆은 숲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곳에서 갑자기 호랑이 소리같이 아주 콧바람이 센 어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울림으로 비추어 거대한 몸집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짐작을 했고 흥분한 상태의 소리였다 그 소리나는 곳은 나무가 우거지고 너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길가에 쳐둔 발목 높이의 낮은 울타리 바로 건너라는 느낌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아무리 강원도라하지만 호랑이일리는 없고 분명 거대한 멧돼지 소리였다 여차하면 뛰어나와 덮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뒤도 인돌아보고 그냥 무직정 뛰었다 넉넉히 걸으면 5분거리를 겨우 1분이 채 안되어 펜션에 도칙했다 머리끝이 쭈뼛거리고 순간 너무 무서웠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곳은 주변 식당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었다 구체적인 음식물 쓰레기도 보였지만 과일껍질 도토리껍데기 생선뼈 같은 짐승들이 먹을 수 있는 산에는 해가 덜 되는 것들이 버려져 있는 것을 자주 봐 왔다 그런데 아마도 배고픈 멧돼지가 먹을 것을 찾아 온 것은 아니었을까

멧돼지가 나타나 위협적이라는 것을 겪었지만 어디에도 신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때 그 멧돼지는 늘 없고 겪고 본 사람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산 속에 있는 집은 위험하다는 생각이다 낮에는 멧돼지가 안나타나고 밤에만 활동한다는데 겪어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중간 지점에서 그것도 동물농장에서나 보던 멧돼지가 흥분헤서 내는 소리를 생으로 들으니 정말 아찔했다 마을로 내려 온 멧돼지가 아니라 숲으로 연결된 곳에 일부 마을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 당연히 멧돼지는 언제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시골살이를 더 하겠다는 마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얼마지 않아 접을 지도 모르겠다 짐승은 정말 싫기 때문이다 멧돼지 소리 너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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