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한 공기

by 김지숙 작가의 집

이곳에 살면서 누리는 호사 중의 하나가 청정한 공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첫날부터 빗나갔다 주말이 되면 여기저기 주변 펜션에 놀러 온 사람들이 장작불을 피워 고기를 굽는 바람에 창문을 열 수가 없다

돼지 알레르기가 있는 나로서는 냄새도 좋은 리 없고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니 창문을 꼭 닫는 수밖에 없다 여름이나 겨울이면 차라리 낫다 히터를 켜거나 에어컨을 켜면 되는데 봄가을에는 속수무책이다

또 다른 속수무책의 냄새는 사람들이 태우는 쓰레기 냄새이다 사람들이 많이 살지는 않지만 왔다가 가는 손님들이 버린 쓰레기를 수거해 가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이 동네 사람들은 무시로 자잘한 쓰레기를 태워버린다 종이 나무는 그렇다 손 치더라도 플라스틱 태우는 냄새는 정말 구토가 일어난다 오히려 도시의 자동차 매연보다도 보다 더 흉악하다 종종 나는 쓰레기 태우는 냄새를 맡지 않으려고 kf 94 마스크를 준비한다

가장 자주 맡는 냄새는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담배냄새이다 아침 일찍 5시 전후로 일어나 창을 활짝 열어둔다 그런데 6시 쯤되면 꼭 담배냄새가 올라온다 부랴부랴 창을 닫고 한 시간 뒤쯤이면 출근하고 없다 저녁 7시 이후 면 다시 냄새가 올라온다

주말이면 거의 한두 시간 간격으로 담배냄새가 올라온다 담배 냄새도 격이 있다 몸에 아직 이상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냄새가 그다지 지독하지는 않다 피우지 않은 그냥 담배가 다른 냄새는 그나마 낫다 그러나 몸에 이상이 있거나 지독한 입냄새가 나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담배냄새는 정말 괴롭다 나의 경험상 담배 냄새는 대체로 세 가지로 나눈다

황사며 도시 매연을 피해 좋은 공기 마시러 올라왔는데 이 담배냄새는 어디로도 피할 수 없다 도시에서 떨어져 멀리 와서 산다는 것이 꼭 맑은 공기와 좋은 물을 마시는 건 아닌 것 같아 무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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