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게만 그럴까
세상을 살아가다가 문득 뒤돌아보면 여러 가지 일들을 남 탓을 하게 된다 특히 형제자매가 많은 집안에서 자라다보면 공평하지 못한 대우를 받고 자란 것에 억울해하며 따지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가족사회에서처럼 사회단체에 나아가서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유독 자신을 함부로 대하거나 당연히 무시하는 그런 존재로 전락하여 궂은 일을 아무런 미안함도 없이 상사라는 이유로 혹은 나이가 더 많거나 선생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다른 사람들과 차별하며 대하기 일쑤인 경우를 겪는다
왜 그럴까 왜 내게만 그럴까
사람들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심리 중에서도 마찬가지로 약자에 대한 학대는 일어난다 특히 동물들 중 사자나 호랑이든 강하고 힘센 동물에서는 강한 새끼만을 선별하여 기르고 병들고 나약한 새끼는 절벽에서 떨어뜨려버린다는 말도 있어 왔다 길고양이도 병들고 나약한 상태에 놓인 경우 이소를 하는 경우 버리고 간다 그래서 운 좋게 간혹 사람들의 눈에 띄어 살아남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다른 짐승들의 먹잇감이 되어 사라진다
사람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이에 이른다 예전에 자서전 쓰기 강좌에서 만난 얼굴이 백옥탕이 곱고 백발이 잘 어울리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자신은 남아선호사상의 희생양이 될법한 일들이 있었고 그 고백을 들었다 집에서 아들을 낳기 위해 딸을 일곱을 낳았단다 그런데 여덟 번째 또 딸을 낳았고 딸이라는 것을 알자 살아남지 못하게 추운 겨울 윗목에다 얇은 수건 한 장 덮어서 엎었다고 한다 아마도 시골애서 가정집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던 시절이니 아이를 받는 사람이 일가친척이 아니었을까 또 달을 낳았다고 집안 어른들은 대로를 하고 산모도 울었다고 했다
그런데 한나절을 엎어놔도 아이가 죽지 않자 산모는 젖을 물렸다고 하는데 그 아이가 자신이라고 말했다 뒤에 아홉 번째는 아들을 낳았는데 이 막내 아이가 자라서 그 집안의 대를 이었다고 한다 여덟 번째 아이가 자신이라고 말하는 그 사람의 눈에는 슬픔 같은 것은 없었다
자신의 생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늘 발산하고 있었다 막내 남동생과 연년생으로 태어나 자신은 젖도 제대로 먹지 못해 몸집도 왜소하고 남동생은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땅에 흙을 밟지 않고 누나들의 등에 업혀 뒤 하게 자랐고 자신은 늘 존재감이 없이 성장했다
자신이 자랄 당시에는 의무교육이 없었기에 국민학교 근처도 가지 못하고 맨 위의 언니 둘만 정규 학교를 다니고 나머지 자매들은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근처 공장으로 가서 돈을 벌어 남동생이 서울로 공부하러 간 뒷바라지를 하는 삶을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여덟 번째 아이였던 큰언니들이 학교를 갈 즈음에는 도 어린 나이에 밭일을 나간 부모를 대신해서 불을 때고 밥을 했다 막냇동생이 학교를 들어가면서 큰 언니들은 남동생의 학교 생활을 위해 서울로 따라가서 밥을 해주고 뒷바라지하기 위해서 함께 서울로 떠났고 언니들이 커가면서 하나둘 시골을 떠나면서 맨 나중까지 자신만 남아 늙은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중매가 들어오자 부모님은 열여섯에 시집을 보냈다
그런데 다행히 부잣집에 시집을 갔는데 먹을거리 걱정은 하지 않고 살았는데 살다 보니 남편이 술만 먹으면 자신을 때리기도 하고 계단에서 밀치며 나가 죽으라는 헛소리를 다반사로 지껄이곤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하지는 못하고 자신도 울음보를 터드리고 말았다
다행히 딸아이가 미국으로 시집을 가서 남편이 행패를 부리면 딸네집으로 가서는 오지 않은 세월이 길었고 팔십이 넘어서면서 남편은 정신이 오락가락하여 요양병원으로 가면서 지금의 생이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하곤 했다 단 한 번도 왜 나만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깨닫지 못하며 살다가 근래에 들어 자서전을 쓰는 과정에서 모질게 살아낸 자신의 운명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살다 보면 형제자매가 많은 집에서는 장녀 장남을 제하고는 그런 차별을 가지며 성장하는 것이 다반사이지만 간혹은 갚은 상처가 되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무리 처음 부모가 되어 그 역할이 서툴다고는 하나 그 역시 그들의 부모로부터 보고 배운 점이 유전자로 남아 은연중에 전달받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형제자매가 많은 가정에서 태어난 것이 한스러워 하나만 낳아서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다 해주면서 키운다는 사람도 만난 적이 있다
그렇게 산다고 홀로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그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아이는 형제자매를 갖기 원하는 아이러니의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경우도 있고 동생을 절대로 낳지 말라는 욕심 많은 아이를 만난 적도 있다
세상살이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홀로 키운 외둥이의 삶이 좋은 건지 아니면 다둥이의 삶이 옳은 건지 앞 앞에 놓인 현실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아무튼 자신 앞에 주어진 현실 속에서 외면해서는 안 되는 마음은 어떤 경우라도 자식 앞에서는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중도의 감정이다 성별 막론하고 순서 막론하고 지켜져야 할 최소한도의 부모라면 상사라면 그리고 깁질 가능한 위치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하고 특별한 마음법이 아닐까
사진제공 성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