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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시인 혜월당 Mar 24. 2024

걱정 마, 내가 있잖아

걱정 마 내가 있잖아



친구란 말 그대로 가깝고 오래된 벗을 일컫는다 불교의 최초 경전 숫타니파타에 따르면 친구란 우정이 끊어질까 당장은 듣기 좋은 말을 하면서도 친구의 결점만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아기가 엄마의 품에 안기듯이 그 사람을 의지하고 다른 사람 때문에 그 사이가 멀어지지 않는 사람이다 

진정한 친구는 인신공격을 하지 않으며 과거나 현재 미래는 물론이고 앞이나 뒤에서도 결코 험담을 하지 않는다 또한 친구의 난처한 상황을 그냥 두지 않고 그의 성공에 찬사를 보내며 우정에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좋은 친구와 함께 세상을 살아간다면 아무리 험난한 인생길이라도 재미있게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갈 수 있어 좋다 

좋은 친구란 자유롭고 기억에 남으며 항상 생각나고 같이 있어 즐겁고 필요할 때 곁에 있고 의지하는 고귀한 존재이다 누구나 살면서 친구를 가지지만 진정한 친구가 과연 몇이나 되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서로를 신뢰하고 발전적인 자극이 되고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주며 어려울 때 도와주고 걱정하며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친구가 내게 있던가 나는 또 누군가에겐가 그런 친구가 되어 준 적은 있던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에 어디론가 숨고 싶고 달아나고 싶은 적이 있다 이럴 때에 어둠 속에서 나를 이끌어 내 주는 그 사람이 바로 나의 진정한 친구이다 세상을 살면서 3명의 친구만 있어도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고들 한다 아니 단 한 명만 있어도 살만한 인생이다 좋은 친구란 서로 깊이 신뢰하고 서로에게 발전적이고 더 나은 정서적 수준으로 이끌어내는 그런 사이여야 한다

이에 더해서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고통에 손 내미는 관계 한 번씩 만나도 따뜻하고 친절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성숙한 상태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절제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사람 즐겁고 명랑하며 멀고 지루한 길도 함께 걸어 줄 사람이 좋은 친구가 된다 

제법 많은 연락처를 가지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아가고 있지만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 살펴보면 그 누구와도 특별히 친한 지에는 스스로 의문이 많이 든다 진정한 친구는 믿을 수 있냐는 점이다 믿고 속마음을 말한 내용을 온 세상에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은 결코 어떤 친구 부류 지인의 범주에도 넣을 수 없다는 점을 겪어 본 사람들은 다 안다  

나의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도 마치 벽에 대고 말한 것처럼 그 마음을 여기저기 소문내지 않는 진정하고 참된 마음으로 항상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이다 살면서 많은 숫자의 친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숫자가 적더라도 진심인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더 느낀다 

믿을만하고 한결같기를 바라는 마음이 잘 통하는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어려울 때에 돕고 상대의 이로움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친구 듣기 싫은 충고도 솔직하게 하는 그런 친구가 있는지 혹은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능력을 깨우쳐 주고 힘을 북돋아 주는지 바른말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직 내게는 그런 친구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나 역시 그런 친구가 되어본 적이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하지만 내가 잘 아는 사람에게는 그런 친구가 꽤 여럿 있다 일견 부럽기도 하다 복 중에서도 인복이 으뜸이라는 것은 그 사람을 보면서 깨닫는다 그 의미가 어떤 생각에서 비롯되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좋은 친구의 요건에 부합되는 기준들을 행하고 있다는 점들에서 그리 느끼게 된다 

친구란 어떤 존재일까 나는 그 누군가에게 어떤 친구로 존재하는 것일까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평생을 함께 할 친구가 솔직하게 다가와서 나의 장점을 이끌어 내어 주고 공감하고 칭찬하며 인정하고 신뢰감을 주며 연대감을 느끼게 하는 등 좋은 친구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아는 사람 가운데 친구와 세계일주를 하고 돌아온 지인이 있다 이들 중 한 사람이 크게 성공해서 내가 아는 지인과 더불어 모든 비용을 다 그 사람이 다 제공하고 자신은 그저 함께 다녀왔을 뿐이라고 했다 비용걱정을 하는 친구에게 <걱정 마 내가 있잖아> 내가 더 많이 가졌으니 다 제공한다고 말했고 둘은 서로를 믿고 이를 실천했단다 그렇다고 해도 몇 년을 함께 다닐 만큼 다정한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공짜로 세계일주를 한다 손 치더라도 친한 친구라 하더도 선뜻 몇 년을 먹고 자는 일을 함께 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 사람의 이런 우정은 일견 부럽기도 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 맞아 우정은 신뢰를 먹고 자라지 <걱정 마 내가 있잖아> 이런 말을 듣고 사는 세상이라면 걱정이 없을 것 같다 든든한 창과 방패를 가지고 무적의 인생길을 걷는 기분이 아닐까 그런 친구가 단 한 사람이라도 곁을 지키고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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