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
긴 꿈을 꾸었다 중학교 때 친구를 만나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정말 만난 지는 30년도 더 되었다 대학 다닐 때 한번 보고는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늘 마음에 끼고 살던 피아노를 잘 치는 친구였다 가끔씩 시집을 부쳐주면 문자로 전화로 잘 읽겠다고 글 쓰는 내가 부럽다고 연락을 주던 착하고 예쁜 친구이다 나는 피아노 잘 치는 그 친구가 늘 부러웠는데...
왜 그런 꿈을 꿨는지 모르겠다 어느 나라 궁전 안인 것 같다 한참 돌아다니다가 그 친구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마도 화장실을 갔을 것이다 그 친구를 계단에 앉아서 기다렸다 함께 궁전 구경을 다하고 돌아가려고 산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니 높은 곳에서 쇠사다리로 만든 무서운 벼랑길뿐이었다
그 친구가 겁을 내며 혼자서 먼저 내려가고 나는 못 내려가고 있으니 얼굴도 모르는 남자가 나타나서는 내가 가는 길을 편하게 만드느라고 애를 쓴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꿈속에서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내려가고 있었다
온통 허공뿐인 쇠사다리에 양손으로 손잡이를 붙잡고 겁도 없이 내려가고 있었다 꿈이 깼다 하지만 한동안 여전히 허공에 있는 느낌이었다 나의 삶이 여전히 불안한 걸까 그런데 그 꿈속에서 나는 두렵거나 무섭지 않았고 나름 차분히 잘 내려왔다 이상한 꿈이다
잠에 깨어 일어나기 전에 항상 꿈을 복기하는 습관이 있다 뭔가 불안한 상황인가 보다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원인을 찾는다 알 것 같다 내 불안의 원인이 뭔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판단하고 내 마음을 지켜야 하는지 이런저런 일들을 꿈 해석에 갖다 붙여보고 이 일 때문일까 저 일 때문일까 생각한다 예전에 읽었던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이런 나에게 항상 유용하게 다가온다 나의 꿈을 내가 분석한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