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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라퍼를 대하는 방법

오지라퍼를 대하는 방법



오지랖은 순우리말로 웃옷이나 윗도리의 앞자락을 뜻하는 충청도 방언이다 굳이 나서고 간섭할 필요가 없는데도 참견하여 일일이 따지는 모양새를 일컬어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한다 대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며 독선과 아집이 포함된 채 상대에게 행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에 사용된다

판단과 행동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어떤 상황에 끼어든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의도는 좋았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나쁜 경우에도 오지랖이 넓다는 의미들을 사용한다 아무튼 오지랖이 넓다는 의미는 낄 데 안 낄 데 가리지 못하고 참견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더 자주 사용된다 간혹 남을 감싸고 마음이 넓다는 의미로 혹은 자기 자식이 아니지만 동냥젖을 물리는 희생적인 마음 같은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다지 일반적이거나 상식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오지라퍼는 우리 주변에 꼭 한 둘은 있다 좋은 의미로 보면 활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쳐 마치 호수에 던진 돌처럼 퐁퐁 튀는 동적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도가 과하지 않는다면 그저 봐줄 만하다고 여겨 그냥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 오지라퍼들을 가까이하면 삶은 피곤해진다 필요치도 않은데 간섭당하고 귀찮게 파고드는 점에서 별의별 것까지 앞장서고 지적질을 하기 때문이다 이 심리는 세상에서 오직 자기 자신만이 뛰어나며 다른 사람은 자기 말에 따라야 하는 강한 자기애적 특성을 지닌다 

이들은 간섭과 관심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기 일 남의 일에 대해 차별을 두지 못한다 조언을 구하지도 않았는데 아무 일에나 간섭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이런 경우에는 가급적 정신적 물리적으로 흩어져 각자도생 하는 삶 이외에는 대체로 답이 없다  

이 오지라퍼들은 남의 일에 간섭하고 조언하는 일을 통해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자기 정체성을 굳혀가는 한편 외로움을 해소하려는 성격적 특성을 가진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베푸는 것으로 상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착각을 하지만 이 경우의 관심이란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만 관심을 갖고 간섭하고 지시하고 다그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오지라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좋은 관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자기 통제 하에 두려는 성향이 강하고 간섭을 관심으로 여기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 대해 쉽게 말하며 자신보다 타인에 대한 관심이 많고 삶이 단조롭고 무의미해서 자기 삶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고 남에게 관심이 많으며 외로움을 많이 타는 특징을 지닌다

조언을 하려면 먼저 상대의 허락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 오지라퍼들의 경우 시도 때도 없이 훅 치고 들어온다 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더 높은 직위에 있다는 이유로 자식이라는 이유로 혹은 동년배라 할지라도 돈이 많다거나 학식이 높다거나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잘 난 부분이 많다고 여기는 대부분의 통념에서 오는 우월적 위치에 놓인 경우에 이 오지라퍼들은 마음껏 자기 오지랖에 발동을 건다 

하지만 어쩌나 이러한 오지랖은 ai 구글 네이버에 검색어를 넣고 보면 곧바로 오지라퍼들보다 더 나은 결과지를 받아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을 오지라퍼 자신만 모른다 아무리 똑똑해도 자신의 삶에서 터득한 것이 더 옳다고 뻑뻑 우겨대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이다 

함부로 말하고 자기주장을 관철하는 억지에서 그 사람의 수준이 보인다 그 사람이 함량미달인지 함량초과인지는 어떤 자리에 세워 보면 알게 된다 남의 앞에 남의 위에 선다는 것은 최소한 사랑 배려 희생 실력 금력 등의 덕목에서 하나 정도는 가져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니면서 남 앞에 서면 그 가치가 한순간에 밑천이 다 드러난다는 점을 오직 자신만 모른다 왜냐하면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지라퍼들은 무지막지하게 상대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깊이 있는 대화나 이해를 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수박 겉핥기식의 간섭이 주를 이루며 쓸 말은 그다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간혹 박식한 오지라퍼들을 만나지만 이 경우 대화보다 강의식이라 더 피곤하다 듣고 싶지도 않은 주제와 시도 때도 맞지 않는 이야기를 늘어놓기에 일순간 장소불문하고 강의실이 된다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오지라퍼들의 지배적인 발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려 조용하지만 이를 숙연하게 자기 이야기에 열중한다 여기는 오지라퍼들은 점점 더 자기만의 세계로 빨려 들어 혼자만의 이야기로 상대의 시간을 강제로 삭제시키며 상대를 불편하게 만든다 

어떤 경우이든 오지라퍼들을 환영하는 곳은 그다지 없다 그냥 참고 들어주거나 봐주는 정도이다 나이 성별도 무관하며 약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 과시가 화제의 주제이고 자기중심적 발언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상대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소통이나 협력은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상대의 관심사에는 전혀 마음 쓰지 않는 종족이다 대화를 하자면서 95% 이상의 시간을 자신이 소비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이쯤 되면 혹시 내가 오지라퍼가 아닐까 되돌아보게 된다 혹은 주변의 오지라퍼들이 한 둘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오지라퍼들의 행동들이 하나둘씩 기억이 나며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들이 떠오를 것이다 이 오지라퍼들의 대환장 말잔치를 어떻게 제어해야 할까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따뜻한 말로 자기 단점을 바로 지적하여 고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사회적인 위치나 나이 등을 고려한다면 쉽지 않고 고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과감하게 질러야 할 때도 있다 그러고도 발전이 없다면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오지라퍼들의 심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를 지배하려는 욕구에서 온다 자기애가 강하고 타인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한 경우 이 오지라퍼들의 오지랖은 극에 달한다 자기 판단이 항상 옳다는 심리가 깔려 있고 자신은 과대평가하고 타인은 과소평가하는 심리적 착각이 내재되어 있어 늘 자신은 존경받아야 한다는 심리적 오만과 착각이 온 신경에 퍼져 있다 

때문에 부드럽게 최대한 칭찬을 하면서 오지라퍼들의 이야기를 끊고 그 방향을 다른 사람으로 전환시키는 기술도 필요하다 사람들이 왜 자신을 싫어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이 오지라퍼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말이나 행동을 제어하는 장치가 시시 때때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곳곳에서 필요하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시간을 재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긴 얘기는 다른 장소에서 더 듣도록 하자는 돌려 말하기 식의 제어장치도 필요하다 만약 어느 장소 시간대에 예상되는 오지라퍼를 만날 예정이라면 이들에 대한 대처방식을 미리 연습해 두는 것도 좋다 상대의 말을 치고 들어갈 순간을 잡기는 힘들다 하지만 오지라퍼들도 길게 말하다가 숨 쉬는 순간에 파고들어 급히 화제를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손흥민이 슛을 날리는 순간 낚아채는 기술에 버금간다 만약 주변의 오지라퍼가 있다면 이들을 정지시키는 기술자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그 시간들은 순식간에 오지라퍼들의 세상이 되고 만다 오지라퍼에게는 자각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고장 난 라디오처럼 멈출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코드를 뽑는 방법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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