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사발 -김지숙
무진장날 국밥집 고운 구석이라고 없는
투박한 막사발에 담긴 국밥 한 그릇
따뜻하다
다 늦은 점심상에 놓인 술사발
깊은 주름 내려앉은 안주인 얼굴은
할미탈 같다
앞니 빠진 입가에 도드라진
부끄러움 속에 험난한 인생길
검버섯 핀 얼굴의 슬픔은
손가락 마디마디 매화 옹이 맺혔고
누런 얼굴에 흐르는 이슬은 파꽃으로 엉긴다
파장거리 막사발은
문득 저 태어난 가마터가 그립다
도공이 처음 불러준 고운 이름 상사기
그날들이 아련하다 저도 한 때,
고승의 공양 발우로 수양하던 몸 도공이
저를 빚으며 약속했던 오랜 사랑의 온기 거둔다
맑은 서리 내리는 밤이면 주막집
그림자 허공에 뜨고 홀로 남은 막사발
저 태어난 가마터로 흘러드는 넉넉한 꿈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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