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늘꽃

by 김지숙 작가의 집

처음 이곳 정동진에 와서 주변을 탐색하기로 했다 며칠을 살펴보다가 펜션 앞마당에 누군가 기르다가 던져 놓고 간 산마늘 밭을 찾았다 처음에는 은방울란인가해서 잎을 하나 뜯어서 냄새를 맡아보니 마늘향이 났다 그래도 믿기지 않아서 살펴보니 꽃대가 올라왔는데, 은방울이 아니라 산마늘 꽃이었다 마트에서 명이나물은 사다 먹어 봤지만 이렇게 뿌리를 달고 온전히 살아 있는 산마늘(명이나물)을 생물로 본 것은 처음이다 산마늘을 심어놓고 아무도 손을 댄 흔적이 없다 풀덤불 사이에 나 있어 여기 사는 사람들도 관심이 없듯 보였다 나는 주인이 없는지 춘천산다는 관리인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밭을 가꾸다가 외국으로 떠났다고 아무도 관리를 안 한다고 했다

두어 달을 왔다 갔다 하며 혹시 다른 주인이 있을지도 몰라 조심스레 물을 주고 풀을 뽑곤 했다 여름이 다 가도록 수시로 봐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내가 주인이 되기로 하고 물을 자주 주니 수확을 할 만큼 번져서 잎을 따서 먹기도 했다

산마늘은 두 장의 잎이 나는데 두 장을 한 번에 다 따면 몇 년을 잎을 내지 않는다고 하여 한 장씩만 따서 장아찌를 담았다. 흔히 물:식초 :설탕 :간장을1: 1:1:1로 하지 않고 1:1:1/2 : 1을 넣고 대신 소주를 1/2을어준다 소주를 넣으면 곰팡이가 피지 않고 오래간다 단맛을 꺼리는 우리 집 입맛에는 설탕을 가급적 적게 넣거나 매실효소나 꿀 올리고당으로 대신하기도 한만들기는 참 쉽다 단 욕심은 절대 금물 많이 담지 말 것 많아도 둘이 한달 먹을 분량이나 맛보기용으로는 딱 한번 먹을 양만 만들 것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상추 한 장 깻잎 한 장 산마늘 장아찌를 놓고 그 위에 채선 파무침 약간 고기 한 점 올리고 먹으면 입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맛이 일품이다 그중에서도 산마늘은 고기 맛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또 산마늘 꽃은 다른 튀김들처럼 다를 바없는 방식으로 튀김가루를 입혀서 튀김을 해 먹어도 좋다 산마늘은 꽃도 잎도 참 예쁘다 잎은 은방울란이랑 정말 비슷하여 잎만 있을 경우는 정말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눈 앞에 둘을 두고 본다면야 그나마 구분이 가능하지만 따로따로 본다면 헷갈리기 쉽상이다 산나늘은 만지면 정말 마늘 냄새가 나고 파꽃처럼 둥근 원을 달고 꽃이 핀다.

베란다 텃밭으로 옮겨오면서 산마늘은 생명성이 떨어진다 베란다 몇 개를 텃밭으로 옮겨왔더니 겨우 목숨만 유지할게요 하면서 잎이 누렇게 변하고 만다 역시 산마늘은 산에서 자연에서 키워야 한다 이름이 벌써 산마늘 산부추 두메부추이지 않은가 지금도 여전히 베란다에서 살아있긴 하다 하지만 여기를 떠날 즈음 산으로 혹은 앞마당으로 제 살던 곳으로 다시 돌려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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