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잎 단상

by 김지숙 작가의 집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정동진 주변에는 뽕나무가 꽤 여러 그루 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뽕나무나 오디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뽕을 심었을까 당뇨 전 단계에 특히 좋은 나물이 뽕잎이다.

당뇨 전 단계가 10년 전부터 있었는데 봄이면 뽕나무 새잎 나물을 먹어서인지 아직 100-110 사이를 오간다. 올해는 뽕이 참 많이도 열렸다. 뽕나무가 있는 곳마다 열매가 떨어져서는 벌겋게 땅을 덮어도 아무도 뽕열매를 가져다 먹을 생각을 안 한다. 정말 신기하다

주인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처음에는 열매를 몇 알 따서 먹었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도 혼자서 하면 시시하다 야생초가 한창 새순 올리는 봄마다 수필 쓰는 언니 같은 친구와 온 들판을 제집인양 헤집고 다닌 적이 많았다. 누군가와 함께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은 행동 그 자체에서 오는 동질감과 기쁨이 꽤 크다.

이곳에서는 친구와 함께라면 즐겁고 재미있게 열매를 따고 오디 효소를 담거나 오디주스 오디와인을 만들어 먹거나 하는 일들이 꽤 많이 생기겠지만 혼자 하다 보니 시시하다 바닥에 흥건히 떨어진 뽕열매와 붉게 달린 아무도 관심조차 없는 뽕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모든 일은 때와 장소가 따로 있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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