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오늘 시』
채운
전생全生이 슬며시 누웠다
천 길 허공 휘감고도 남은
옥양목 치맛자락에
슬그머니 건네는 무지갯빛
그 마음
이 시를 쓸 즈음인 4-5년 전에 채운을 참 자주 봤다 왜 이렇게 채운이 자주 보이는 걸까 의아했다
그즈음 특히 마음이 편치 않아서 금강 계단도 가고 서운암도 자주 갔다 틈만 나면 통도사에 가서 혼자 놀다가 한나절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보면 희한하게 채운이 나를 따라오곤 했다
신기해서 운전을 멈추고 길 옆에 차를 대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사진을 찍곤 했다 한 해에 오색구름을 그렇게 자주 본 것은 내 생전에 처음이었다 구름이 해와 만나는 묘한 시점이 만들어 낸 채운을 만나는 것은 어지간한 행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힘들다
그래서인지 그 해는 정말 좋은 일들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쁜 일들이 잘 지나갔다 나는 왠지 그것이 채운을 만난 덕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가끔은 채운을 만난다 바닷가라서인지 물이 가까이 많이 있어서인지 나타나는 채운을 보면 반갑고 고마운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다 손이라도 잡고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진다
아무튼 채운이 내게 보내준 그 행운은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