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초望草
사람들이 입을 댄다.
몰락한 집 뜰에
제일 먼저 찾아오는 게 ‘亡草’라고.
하고 많은 꽃 풀꺼럭 많은 들판에서
어찌하여 너를 데려오냐고
말하는 사람들. 행여 들을세라
손바닥으로 두 귀를 가린다
나는 안다
아픈 곳마다 네 한 몸 짓이겨 바르면
통증이 멎는다는 것을
몰락한 사람들은 상처가 많아서
다시 힘내라고 제일 먼저 찾아가
온몸을 야무지게 태우는
초한대 되는 너를 나는 잘 안다
'망초'나 '개망초'는 우리나라 들판에 흔하게 피는 꽃이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에 제일 먼저 찾아드는 것이 또한 이 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망초를 망할 망 亡에 풀 초草를 써서 '망초 亡草'라고 말한다 나는 이 망초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나 한 사람이라도 이 아이의 이름을 바랄 망望 자를 써서 '망초望草 '라고 부르고 싶었다 개부랄꽃 며느리밑씻개 오랑캐꽃 앉은뱅이꽃 며느리밥풀꽃 개연 계뇨등과 같은 뭔가 용심이 들아간 듯한 특이한 이름을 가진 꽃 이름을 들을 때마다 <좀 더 심보를 곱게 쓴 예쁜 이름으로 짓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 시는 쓰게 된 동기가 들판에서 별생각 없이 망초를 집에 가져와서 화병에 꽂을 생각으로 가져오는 길에 길거리에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평상에 앉아서 볕을 쬐다가 내기 지나가니 입을 모아서 하는 말들이 그 말이었다
하고 많은 꽃 중에서 왜 하필 망초냐면서 망초꽃은 쳐다도 보지 마라고 입을 모았다 왜 그러냐고 물었고 이유는 망한 집안에 제일 먼저 찾아드는 꽃이라고
그때 머릿속이 띵 했다 꽃을 제맘대로 결부시키는 사람들을 보면서 꽃에게 미안하지 않냐 싶었다
그래서 망초에 대해 생각했다 망초는 처음부터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그 듯을 품었던 걸까 좀 더 달리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위의 시를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