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와 해넘이

by 김지숙 작가의 집

해돋이와 해넘이



해돋이와 해넘이 사진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가까운 사진작가에게 물었더니 차생각이 나면 해돋이고 술생각이 나면 해넘이라는 명쾌한 답을 들었다

오늘 아침에 보는 해돋이는 어제의 해넘이와 많이 닮아 있다 둘은 쌍둥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구분할 수 없다 시계를 보지 않고 본다면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물론 구름이라든가 밝은 정도는 조금 다르다 하지만 그 느낌은 너무 비슷하다

이곳은 앞베란다에서 보면 해돋이고 뒷베란다서 보면 해넘이로 구분할 수 있다 단순하다 그렇지만 사진으로 보는 일출과 일몰은 정말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과 끝이 같은 모습을 하는 태양은 한결같다고 말해야 한다 그렇다면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모습을 하는 사물은 무엇이 있을까


꽃도 나무도 사람도 처음의 모습과 마지막의 모습은 한결같지 않고 많은 차이가 난다 유한한 것이라 그런가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인간관계 또한 한결같지 않다 다만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일편단심 한결같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해 온다

일출과 일몰을 보면서 변화무쌍한 자연의 변화 속에서 첫 마음을 끝까지 지키고 사는 것 그 가치 있음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초지일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면 그 마음을 지키고자 애를 쓰려고 할까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첫 마음들을 생각하며 그 마음을 잘 지키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초심이 꼭 다 옳은 것은 아니고 이를 깨달았을 때 변심을 하게 된다 이유는 내가 변하거나 대상이 변할 때이다 그럴 경우에 변심의 이유를 돌아보고 변경이 불가할 경우에는 초심을 버리거나 잊게 된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리라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개과천선은 힘들다 잠시 잠깐 바뀌는 것 같아도 다시 그 습성 그 버릇이 나오게 된다 그것을 고치려는 순간순간 깨어 있어야 하고 일만 시간 정도가 지나야 습이 밴다


어렵게 시작해서 짧게 끝난 무수한 인연들 그 속에서 공통점은 가지고 있는 것일까 내 삶 속에서 그 이유들을 찾지만 쉽게 찾을 수 없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초지일관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을 향한 마음이 초지일관되기는 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마음을 지키려고 애를 쓴다 지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헌신짝 버리듯이 미련을 갖지 않고 버린다 그런데 나의 경우 사람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버리기에는 무수한 내면의 시행이 필요하고 또 가급적 그 과정에서 단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말 끊어내야 살아 남을 수 있는 경우에는 끊고 다시는 찾지 않는다


다시 해돋이와 해넘이를 생각한다 이들은 어둠 속에서 밝음의 정도가 정말 비슷하지만 그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기분 탓일까 사람을 향해 갖는 마음도 초지일관되고 그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해돋이와 해넘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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