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낚시꾼
이 곳 공사현장 옆에는 집들이 몇 채 있다 그 집 맞은편에 늘 차를 대는 곳이라 오며 가며 눈여겨보게 된다 그중 한 집은 지은 지 꽤 오래되었고 사람이 사는지도 궁금했다 한 번도 사람이 오가는 것을 본 적도 없고 불이 켜진 것을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집주인인 것 같은 사람을 봤다 길가 낚싯대를 펼쳐 놓고 찌의 부력을 물통에서 실험하고 있었다 자기 집 주변에 차를 댄다고 대지 마라고 한다 그냥 지나는 소리로 낚시가 잘 되는지 궁금해서 지나는 길에 이것저것 물었다 시장 고등어보다도 더 큰 고등어가 꽤 많이 잡힌다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어하는 눈치더니 이내 낚시에 대한 이런 저런 정보를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무장해제가 된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아주 적극적으로 이 동네의 낚시터 날씨 미끼 등 다양한 낚시에 관련된 정보를 거리낌 없이 내놓았다
마음은 꿀떡 같았지만 시간이 없는 탓에 이야기만 실컷 귀담아듣다가 왔다
오늘도 그 집 옆 풀더미 속에 다양한 어종의 생선 껍질이랑 대가리들이 나뒹굴고 있다 아마도 고양이 먹이로 던져준 것 같다 어제 밤낚시의 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나무 도마를 씻어서 내놓은 날은 어김없이 전날 밤낚시를 했고 조과가 나쁘지 않았다는 증거로 보인다
암튼 낚시에 관한 이야기로 관계를 트면서 더 이상 동네 주민이라 하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