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개

by 김지숙 작가의 집



이 동네 개





이 동네에는 개가 열 마리 정도가 있다

한 마리는 공사장 근처 민박집 여주인의 개인데, 현장 인부들이 거쳐하는 곳이라 그런지 잘 짖지도 않고 시멘트 바닥에 코를 박고 늘 잠만 잔다. 그래도 나는 그 개가 무서워서 자주 놀러 오라는 여주인의 말을 실천하지 못했다

두 번째 세 번째 개는 큰 개와 작은 개다 공사장 뒷문 입구에 있는 모텔에서 기르는 개다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대는 통에 도무지 조용할 날이 없다 웃기는 건 외부 사람이 지나가면 새끼 개가 쪼르르 달려 나와서는 겁도 없이 발 앞에까지 나와 짖는다 한주먹 거리도 안 되는 게 사람을 위협한다 때리는 시늉을 하면 어느새 삼십육계 줄행랑을 쳐서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고 큰 개도 짖는 것을 멈춘다

네 번째 다섯 번째 개는 우리 펜션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소형견이고 굉장히 귀가 밝아서 다른 사람이 지나가면 집안에서도 계속 짖어댄다 자기 집 앞을 다 지나가면 자연히 소리를 멈춘다

여섯 번째 개는 1층 집 개다 가장 순한 눈빛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나의 첫 텃밭에 엄청난 똥을 누는 바람에 그 똥의 양에 내가 질려버린 개다 무지 순하지만 첫인상이 별로라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일곱 번째 여덟 번째 개는 길 건너편 닭과 오리를 키우는 노 부부가 사는 집의 개다 이 개 역시 자기 집 앞은 지나가면 큰소리로 짖어대지만 줄이 짧아서 나무에 가려진 개집 사이로 아직 얼굴은 본 적이 없다

아홉 번째 개는 한식뷔페집 개다 식당을 하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려서 그런지 개를 식당에서 먼 거리에 있는 야산 입구 쪽으로 좀 떨어진 곳에 묶어 두었다 현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이 식당의 개는 굉장히 게으르든가 아니면 짖기를 포기한 것인지 하루 종일 있어도 짖는 소리는 들을 수 없다

열 번째 개는 썬크루즈 호텔로 가는 길목에 있는 칠면조 오리 닭 등을 비닐하우스를 크게 두동으로 만들어 키우는 곳이다 이 집 개도 그다지 잘 짖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오리가 꽥꽥 대는 소리가 더 자주 들리고 더 시끄럽게 들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의 개들은 어떤 공통점도 잘 보이지 않는다 짖는 기준이 없다 개들은 낯선 소리에 낯선 냄새에 민감하다고 한다 그레서 개코라는 말이 나왔겠지만.. 자신에게 해를 끼칠까봐서이거나 혹은 자기 영역을 침범해서이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반가워서일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세 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