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봄날 나르샤
달밥
by
김지숙 작가의 집
Dec 12. 2022
시집詩集
『오늘 시詩』
달밥
오래 서 있으면 외롭다
달 앞에서 혼자 서 있으면
배가 고프다
지우려고 해도
더욱 커지는 적막 앞에서
더 오래 머물면
지나가는 사람들
은 등을 보인다
빛을 업은 등들이
한 자리에 꽁꽁 묶인다
순전히 달빛 때문이다
빛오라기마다 달꽃이 피고
삶을 흔들고
푸릇푸릇 볏길도 내었다
방치된 수수께끼들이
답을 던지는 순간
허무는 젖은 입
안으로
더 깊이 멀리 달아난다
정월 대보름 먹는 비빔밥에는
달이 내어준 소원이 둥둥 떠 있다
해가 뜨는 자리에 달이 지나가는 밤이 있다 오래 한 자리에 서거나 앉아서 그 달을 바라보기도 한다 정월
대보름
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어왔다
정월은 일년의 시작이
니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살라는 선조의 지혜가 아니었을까 그래일까 나는 굳이 정월이 아니라도 보름달이 아니라도 우연히 달을 보는 날이면 눈으로 달에게 내
소원의 편지를 쓰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무수한 소원들이 무엇이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다 이루어졌다는 믿
음
을 갖고 살아가고 여전히 달을 보면
친한 친구를 만난듯 반갑게 달에게 말을 건넨다
현재의 우리가 먹어 온 정월 대보름 비빔밥은 맨처음 이런저런 각양각색의 소원을 이루고 싶은 마음들을 한 그릇에 담아 먹는 신성한 의식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keyword
자리
허무
대보름
18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새 댓글을 쓸 수 없는 글입니다.
멤버쉽
김지숙 작가의 집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봄날 무의식의 정거장에서> 출간작가
아호 혜월당 시인 문학박사 평론가 부산 강서구 다산초당논술원 원장 (논술 자소서 시 수필 평론 창작 지도) 도서출판 책숲 대표
구독자
358
팔로우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매거진의 이전글
흥부 밥산
유하의 밥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