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날 새아침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봄봄 봄봄』



새해 새날 새아침





너를 부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새댁 새아기 새 옷 새집 새꿈 새 세상

짧게 꽂아둔 새것들의 상큼함이

금방이라도 수평선 깊은 곳에서

처음인 것처럼 튀어 올라 모든

새로운 것의 이름을 불러들인다


어제는 떠나가고 새 옷 차려입은

새해 새날 새 아침 새 시간이

붉은 심장으로 가만히 다가와서는

새로운 손을 내민다


새로운 얼굴 새로운 사람 새로운 나

이번 생을 처음으로 돌릴 수 없으니

마음을 새롭게 생을 새롭게 단디 챙겨서

처음 사는 것처럼 다시 시작하라고


'이생흥' '이번 생은 반드시 흥한다'고

새로운 삶 다시 펼치라고

새로운 날갯짓으로 높이 날아오르라고

새벗이 된 새해가 어둑어둑 먼 길을 걸어

이 아침 새 얼굴로 내게로 왔다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데, 어제와 오늘을 끊어 새롭게 시작하는 날이 된다 때로는 이런 마디가 필요하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몸짓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짐승들이 털갈이를 하고 새로운 날개를 단것처럼 달팽이가 옛집을 버리고 새로운 집을 가진 것처럼 새롭게 시작하라고 털도 집도 아닌 달력으로 소망을 기르는 새해를 산다

새해 새로운 태양은 처음인 것처럼 수평선 위에서 덥석 올라와서는 새로운 희망을 들려준다 뜻한 바를 다 이루리라는 소망과 노력과 꿈을 마음에 붉은빛으로 기록한다 소중한 것은 소중하게 다루고 이름다운 것은 아름답게 기억하고 지혜롭고 현명하게 판단하고 노래하고 순결한 삶을 살아가라고

새로운 내가 새로운 날들을 맞을 수 있다고 새로운 심장에 새로운 피가 흐른다고 새로운 날에 새로운 생각을 심으라고 새로운 생애 새롭게 마음을 다해 만들어가라고 이 새벽 새날이 새 얼굴로 내게 왔다

맑은 마음으로 시작하는 바다처럼 오래 기도하는 나무처럼 쉬지않고 날개짓하는 새들처럼 영원한 평온을 기도하는 신앙인처럼 칭찬에 흔들리지 않고 허물에 의연하고 가진 것에 주눅둘지 않고 가난에 당당하며 부유함에 지혜롭고 아픔에 공감하며 눈물에 가슴을 열고 미움은 둔하게 흘려버리고 질투를 털어버리 너그럽고 평화롭게 시작하는 감사하는 새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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