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할매국밥집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오늘 시』





재래시장 할매국밥집




오래된 마을 시장 건물 사라지고

마을 한 귀퉁이에 남아 있는 변두리 건물

한구석 자리 차지하고 있는 국밥집


좁은 식당 안이 시끌벅적하다

입은 이야기하고 다들 밥은 어디로 먹나

머위 나물 다듬는 할매 손길 위로 지나는 말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도 이 집이 남아 있을까>

재래시장 옛맛을 50년 한자리에서 지킨 곰탕맛을 아는지


손맛 배인 묵은지 곰삭은 할매 얼굴에는

느리적거리는 여름 석양이 지나고 있다




오래된 마을을 지나다 보면 분명 장터 같은데 흔적이 없고 가난한 모습으로 시장 언저리만 겨우 남아 있는 골목들을 대하게 된다 주변은 이미 시멘트로 쌓아 올린 건물들이 새 단장을 하고 있지만 구석진 곳에 몇몇 집은 여전히 슬라브 지붕을 얹고 낡은 물을 열고 들어서면 오래된 사람들이 서너 명 모여앉아 밥을 먹거나 낮술을 먹는 모습들이 보인다

세월이 흐르면 그렇게 되나 보다 처음에는 주변이 온통 시장 바닥이었고 사람들도 왕래가 많았지만 어느 틈엔가 대형 마트로 사람이 몰리면서 재래시장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만큼 이득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도 대대손손 그 직업을 물려주기 않게 되고 자연히 도태되어 사라진다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옛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달라진 현재의 모습들이 서글프게 보일 수 있다 사람이나 장소나 건물이나 늙음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달리 받아들이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재래시장 할매 국밥집도 마찬가지였다 손님도 주인도 모두 너무 나이가 들었다 할매는 그만 둘 때도 한참 지나 보이는데 할매 친구와 여전히 장사를 하고 있었다 대단한 의지이고 오래된 나무를 보는 것 같았다

재래시장에서 여전히 잘 운영되는 오래된 밥집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밥집에 사람이 많이 앉을 수 없을 만큼 꽉 차 있는 경우는 더 어렵다 그런 밥집을 보면서 손님 모두가 단골이고 대화 내용에 대부분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 잘 통하는 식구라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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