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어느 봄날의 일기』
깃털
어디서 날아 들었는지
새하얀 깃털 하나가 창가에 붙어
근 한달을 한자리에 빙빙돈다
유리창에 딱 붙어서
팔랑대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몸부림친다
길을 잃은 것일까
저렇게 버티고 선 저 곳이
제자리는 아닌 줄 모르는지
숨을 쉴때마다 팔닥댄다
한 때는 어느 가슴을 감싸 안았을 깃털 하나가 우연히 나의 창을 찾아들었다 근 한달을 창에 딱 들어붙어 떨어지지도 날아가지도 않는다 오래 집을 비우고 돌아와보니 여전히 빈 집을 홀로 지키고 있었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고 비가 내려도 그냥 비를 맞고 떨어지지 않는다 유리창에 붙어서 사는 것처럼 보인다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깃털도 새의 몸둥이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난다 그럼에도 원하지 않는 자리에서 홀로 팔달대는 저 모습은 어쩐지 애잔하고 눈물겨운 모습이다 한떼 하늘을 훨훨 날았을 꿈을 꾸는지 홀로 날개짓고 하고 알을 품었을 따뜻한 온기를 기억하는지 움츠리기도 한다
홀로 남은 깃털의 존재를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그냥 다녀갔노라고 인사차 왔노라고 안부 대신 전하려고 깃털하나 남겨두고 떠난 걸까 바람 한점 없는 날에도 깃털은 고요히 흔들리며 어디론가 날아가는 꿈을 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