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꽃차

by 김지숙 작가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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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꽃차



내가 맨 처음 맨드라미 꽃차를 만들어 마신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약 10년 전쯤 천태호 주변에서 펜션을 하는 지인의 집 마당에 맨드라미가 닭벼슬모양을 하고 예쁜 색으로 피어있기에 정말 잘 컸구나 하면서 쓰담 쓰담하는데, 그만 꼭대기가 툭 부러졌다 꽃에게 정말 미안했다 간밤에 서리를 맞아서일까

할 수 없이 그 꽃의 검은 씨앗 맺은 부분은 산을 가지고 있는 친구에게 양보하고 닭벼슬 모양만 가지고 와서 차를 만들었다

맨드라미 꽃은 주름진 부분의 색이 붉은 부분만을 취해서 잘 씻어 물기를 털어낸다 씻어 물기가 빠진 맨드라미 꽃을 잘게 찢어 높은 온도에 두꺼운 팬을 올려놓고 덖음을 한다

구증구포는 아니더라도 서너 번 볶으면 색이 짙어지고 구수한 냄새가 올라온다

적당히 몇 번을 볶은 맨드라미 꽃을 식혀 유리병에 보관한다


꽃차는 절대로 많이 만들면 안 된다 어차피 맨드라미는 일 년 초이기 내년을 기약하는 것은 씨앗분이다 그래서 씨앗을 잘 털어 따로 보관한 다음 차만들기를 시도해야 한다

맨드라미 꽃은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다 붉은색이니만큼 안면마비나 저림증 안과질환에 효과가 있고 습진에도 도움이 된다 맨드라미 씨앗은 특히 눈과 관련된 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맨드라미나 채송화 같은 꽃들은 어릴 적 고향집 마당에 늘 피던, 존재감이 없던 예쁜 줄 모르고 보아 온 꽃이었는데, 요즘은 그 꽃들을 보면 고향 까마귀를 만난 듯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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