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차
부산에 살 적에는 이즈음이면 범어사 계곡으로 가서 단풍잎은 가져다가 잎차를 만들곤 했다 이 계절에 꼭 알맞은 차를 마시기 위해서이다 그곳의 단풍은 노랑빛이거나 붉은빛이 너무 확연해서 정말 눈이 부셨다 공기가 깨끗한 곳에서 나는 단풍잎이라 살짝만 물에 헹궈서 차 만드는 프라이팬에 넣고 약불에서 물기를 최대한 뺀다 그리고 꺼내서 말리고 다시 찌듯이 뚜껑을 덮고 살짝 불을 올려 바싹 말린다는 느낌으로 부서져지는 정도가 되면 식혀서 병에 담아둔다
어렵다면 그냥 반그늘에 말려서 끓는 물에 넣어마시면 되는데 앞에서 만드는 것만큼 혀끝에서 도는 맛이 덜하다
엷은 색깔이 잘 우러날 정도로 단풍잎을 두세 장 넣고 우려 마신다 공원 정자에 여럿이 앉아 마시는 맛도 좋다 단풍잎은 이뇨 청혈 해독에 좋다고 탄닌이 심장 비장에도 좋다고 하니 이 가을에 예쁜 단풍잎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고 싶다
잎차나 꽃차는 절대로 욕심내어 많이 만들면 안 된다 열 장이나 스무 장 정도 가져와서 만들면 된다 너무 많이 만들어봤자 해가 넘어가면 맛이 없어 못 먹는다 특히 꽃차가 그렇다 버려야 한다 그래서 바로 만들어 바로 마시거나 나눔을 하면서 단풍잎차의 맛을 공유하기를 권한다
입으로 가을을 마시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