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사랑
찔레는 가시에 찔린다는 말에서 왔을까 찔레의 가시는 장미의 가시보다 낫다는 말을 할 수 없다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란 찔레의 가시는 대단하다 하지만 초봄에 적당한 반 음지에서 자라 통통하게 대궁이 쑤욱 올라온 찔레를 잘라서 장아찌를 담거나 뜨거운 물에 대쳐 내어 초장에 찍어 먹으면 철분이 많아 관절에 좋고 불면증 건망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효능이 있다 다행히 아직 관절이나 불면증 건망증은 없다 평소 찔레순을 즐겨 먹어서일까
순을 따고 나도 생명력이 좋아 곧 바로 다른 부분에서 새순이 나온다 찔레 오가피 두릅 땅두릅과 같은 가시가 있는 식물은 대체로 관절에 좋다고들 한다 찔레꽃은 향도 좋다 찔레꽃을 접붙인 것인지 개량한 것이 요즈음 분명 찔레 같은데 장미 빛깔을 띤 유난히 붉은 꽃을 본다 나는 장미라기보다 붉은 찔레라는 생각이 든다 개량종이 분명하다
올 봄에 펜션 주변이 온통 찔레다 찔레 순을 따서 냉동실에 얼려두고 계란볶음을 할 때 조금씩 넣어 케찹에 찍어 먹는다 잔파를 넣어도 맛이 있지만 여기서는 잔파를 사러 나가려면 3-40분을 달려 강릉에 가야하기에 산부추나 혹은 찔레순으로 대신한다 찔레순을 따서 데쳐 고추장 무침을 해도 먹을만하다
나는 해마다 5월 즈음에는 산 초입에 핀 찔레꽃을 따서 차를 만든다 재미삼아 하기에 그렇게 많은 양을 선호하지 않고 때문에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찔레꽃은 색감이 깔끔하고 향이 생각보다 신선하다 주로 꽃봉오리가 벌어지지 않은 상태의 것을 두어줌 정도 채취한 다음, 베이킹소다나 소금물에 살짝 흔들어서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찔레는 잔털에 먼지나 벌레 같은 이런저런 물질들이 자주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잘 씻어 그늘에서 말리면 때로는 말리는 도중에 봉오리가 벌어져 꽃으로 피기도 한다 편리하게 하려면 양에 따라 달라지지만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리거나 찜기에 살짝 올렸다가 말리거나 혹은 팬에 덖으면 되는데 꽃차는 덖으면 맛은 좋아지지만 모양은 어그러져서 볼품이 없어진다 차를 눈으로도 마시니 이 방법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 방법들을 택한다면 더 이상 꽃봉오리가 피지는 않는다
그리고 사흘 정도를 그늘에 말리면 봉오리가 단단해져서 유리병에 보관하면 된다 뜨거운 물을 붓고 3-4송이 정도를 넣어 고운 색이 우러나면 마시면 된다
나는 찔레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봄이면 꽃을 가을이면 열매를 채취한다 결코 많은 양을 욕심내지는 않는다 찔레 열매가 가지고 있는 효능은 대단하다 신장염 방광염 생리통 등 다양한 병리현상에 탁월하다지만 찔레는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먹이면 키가 자라고 어른들이 먹으면 허리가 펴진다고 했다 그만큼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찔레 열매가 보이면 따서 잘 씻어 물을 끓인 다음 밥을 할 때 그 물로 밥을 한다 솔직히 아무 맛도 안 난다 다만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늙어가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일 뿐이다
나는 찔레를 생활 속에 담고 싶다 그래서 올 가을에도 서리가 내리면 앞산의 찔레 열매를 따다가 말릴 생각이다다
이곳에는 정말 찔레가 많이 피고 열매도 지천이다 하지만 가시가 보통이 아니다 찔레 열매를 달린 물에 봄에 말려둔 찔레꽃을 띄워 나만의 비법으로 브렌딩한 차를 마신다 비가 내리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꽤 운치 있는 내가 주인인 찻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