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어느 봄날의 일기』
색
연분홍 꽃잎처럼
연초록 배추벌레처럼
우리에게도 색이 있다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내기 위해서
매순간 다른 색을 뿜는다
어울리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세상에는 없는 색을
스스로 만들고 찾아 나선다
누구나 생존본능을 외면할 수 없다 하지만 누구나 살아남기 위해 본연의 색을 감추고 가장 세상과 유사한 색을 맞추는 물고기처럼 카멜레온처럼 살아가지는 않는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매순간 바뀌는 색이 오히려 스스로를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러지 않는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은 본연의 색을 버리고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아무리 숨긴다고 해도 해도 깊이 숨겨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지만 개의치 않고 살아간다 어쩌면 그만큼 절박할 수도 있고 뻔뻔할 수도 있다
적당히 체면치레를 하거나 이기적인 얼굴로 뻔뻔한 얼굴로 다가오는 이도 있고 진심인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도 알고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그런 성장배경과 삶의 환경이 있었다는 것을 알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이해는 된다 하지만 지나치거나 악의적인 것은 이해하려는 마음은 동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색이 다르고 꽃도 벌레도 동물도 수많은 시간들도 저마다의 색에 충실하다 색이 변하는 동식물들은 그렇게밖에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어서 이고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사람들 앞앞에 상냥하고 친절하며 그렇게 다정다감할 수가 없는 한 사람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사람을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다 이유는 겪어보면 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아니 이해하고 계속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성장과정과 삶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바라볼수록 안쓰럽고 마음이 가는 그런 사람이 있다 눈빛이 반짝이는 남을 해치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처철하게 몸부림치는 몸에 밴 가슴스린 색이 보인다면 어찌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