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허황한 들판에
길 잃은 연보라 꽃무리
돌길도 습지도 가리지 않고
긴 뿌리 뽑힌 패
커다란 눈망울 두리번거린다
이슬로 세수하고
여린 손으로 꽃대 올려
여름을 부르고
꽃을 피우며 가을을 불렀는데
손닿을 듯 낙조에 몸이 여문
강기슭에서 어디로 떠나야 하나
구절초꽃차
음력 9월 9일에 꺾인다는 구절초의 꽃말은 '감사, 조용한 기쁨'이란다 이런 꽃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떠벌리고 감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이 풍부하여 여성들의 병을 소리 없이 낫게 해 주니 고마운 마을이 들어서가 아닐까
구절초는 꽃술을 담기도 하지만 꽃 자체를 말려 꽃차로도 마신다 꽃을 넣어 끓여마시기도 하고 끓는 물에 꽃을 넣어 우려 마시면 향이 훨씬 진하게 느껴져서 머리가 개운해진다
정동진에는 길가에도 구절초가 피어있어 자주 만난다 처음에는 분홍꽃이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흰꽃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홍안 이 변하여 백골로 변하는 인간의 모습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시중에는 이 구절초를 추출한 원액을 팔기도 하는데, 관절연골에 좋다고들 하는데 나는 아직 관절 연골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서 살 생각이 없다
구절초 꽃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갓 피기 시작한 꽃들을 따는 게 좋다 가급적 벌레들이 앉기 전이면 더 좋다
소금물에 살짝 씻거나 데친 후에 소쿠리에 펼쳐 말리거나 독주를 스프레이 하여 건조기에 말려도 좋다
어느 정도 마르면 꽃잎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살살 덖는다
수분이 거의 다 빠지면 꿀물이나 감초 물을 조금씩 스프레이 하여 쓴맛을 줄여가며 다시 바싹 말린다
구절초 차는 꽃술이 탱탱하여 퍼지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차맛이나 영양 면에도 좋다